스포츠일반

[인천아시아경기대회]부모님 앞에서 금빛 효도한 막내아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평창 출신 김형준 정구 금메달

농사 짓는 부모님의 1남5녀 중 막내

4학년 때 선생님 권유로 라켓 잡아

횡성중·고 거치며 유망주로 성장

고교 졸업 후 타 지역 입단 제의 거절

고향서 강원대 졸업 후 실업팀 입단

4년 전 국가대표 파트너서 정상 우뚝

'강원전사' 김형준(이천시청)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정구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김형준은 지난 30일 열린 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쿠스다랸토 에디를 4대0으로 완파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 대화면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 사이에서 1남5녀 가운데 막내아들로 태어난 김형준은 안미초교 4학년 때 정구라켓과 인연을 맺었다.

순발력이 좋고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을 눈여겨 본 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정구에 발을 디딘 그는 2년 만에 전국무대를 제패,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6학년 때 출전한 전국소년체전 정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 이후 정구 명문 횡성중에 진학해서도 그는 대통령기와 추계연맹, 중고연맹 단체전을 내리 우승하며 한국 정구의 기대주로 무럭무럭 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 정구 요람인 횡성고에 진학한 김형준은 팀을 전국체전 단체전 준우승으로 이끌며 이민철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강원대로 진학했다. 타 지역에서 입단요청이 있었지만 이 지도자의 권유와 고향에 남아 운동하고 싶어 강원대에 진학했다.

강원대 시절에도 대통령기 단체전(3학년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강원 정구의 매운 맛을 선보였다. 대학교 3학년 때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 선수 파트너로 나선 그는 그때 '다음 아시안게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자신만의 목표를 세웠다.

졸업을 앞둔 그는 도내 실업팀이 없는 관계로 이천시청으로 입단했지만 1년 선배인 김동훈 김범준(이상 문경시청) 등의 그늘에 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실업연맹전 복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활약을 예고했다. 이어 김천에서 열린 코리아컵 국제대회에서는 남자 단식을 제패하며 아시안게임 메달 전망을 밝혔다. 급기야 지난 7월 막을 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수열(달성군청)을 물리치고 6승4패로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는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도 대표팀 선배인 김동훈을 상대로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물리치며 결국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금메달이 결정되자 김형준은 부모님을 비롯해 스무명 가까이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의 응원에 보답했다는 듯 “가족들에게 좋은 선물을 줘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그를 대학 때부터 지도한 이민철 강원대 정구부 지도자는 “형준이는 대학 때부터 아시아 무대를 제패하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며 “도내 실업팀이 없어 타 시·도에 나가 활약하고 있지만 항상 자신이 낳고 자란 강원도를 사랑하는 선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보경기자 bkk@kwnews.co.kr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