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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으로 일군 `천금 같은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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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여고 이해진 여고 마라톤 3위

학교에 첫 전국체전 육상 메달 선물

내년 강원도청 입단 … 올림픽 금 꿈꿔

“실업팀 가서도 열심히 해서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 따겠습니다.”

강릉여고 이해진(사진)이 제95회 전국체전 여고부마라톤(10㎞)에서 역주를 펼친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릉여고 육상부 사상 전국체전 첫 메달이다.

제주 시내를 돌아 종합경기장으로 들어오는 코스에서 펼쳐진 이날 레이스에서 그는 마지막까지 선두로 질주하다 골인지점을 불과 수백m 앞두고 서울 대표에게 추월을 허용해 금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그의 동메달은 여고부 마라톤 단체전 5위를 결정짓는 메달로 치열한 점수 및 순위다툼을 펼치는 강원도에 있어서 천금 같은 메달이다.

이해진의 이번 체전 메달은 사실상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들보다 늦은 경포여중 3학년 때 운동을 시작한 그는 고교진학해 박진숙 지도자의 권유로 장거리에 입문했다.

자기 자신의 기록이 38분대였던 그는 이번 전국체전을 앞둔 9월3일 중국 쿤밍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도청과 춘천시청 마라톤선수들과 함께 지옥의 고지훈련을 한 달 반 동안 소화했다. 도청팀 최선근 감독의 지도로 새벽 오전 오후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불만 하나 없이 감수하는 동안 기량은 몰라보게 올라갔다.

여기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붙자 전국체전 10위 이내 들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결전의 날이 다가왔고 출발과 함께 선두권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결국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감격을 안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사실상 소녀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이해진은 성실함과 장래 발전 가능성을 눈여겨 본 최선근 감독에 발탁, 내년 강원도청팀에 입단한다.

이해진은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에는 전국체전 금메달을 따겠다”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제주=김보경기자 bkk@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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