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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중언]한글의 뿌리

 훈민정음 창제(1443년) 이전 한글의 뿌리로 보이는 가림토(加臨土)문자가 국내 처음으로 발견돼 화제가 됐었다. 지난 2003년 3월 경북 경산시 명마산 중턱에서 ㅅ, ㅈ, ㄴ, ㅠ 등 한글 자모와 비슷한 문자가 새겨진 바위를 발굴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것을 “한글이 고조선 때부터 존재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한다. ▼고려 때인 1363년 이암(李●)이 지은 단군세기에 가림토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제3대 단군인 갸륵단군이 “지방마다 말이 서로 다르고 형상으로 뜻을 나타내는 진서(眞書)가 있다 해도 열 집 사는 마을에서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백리 되는 땅의 작은 나라에서도 글을 서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을보륵(乙普勒)에게 명하여 정음 38자를 만들어 이를 가림토라 하니…”라고 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동기와 똑같아 놀랍다. ▼가림토 문자의 흔적은 인도, 몽골, 일본 등 단군조선과 교류가 있었던 나라들에 남아 있다. 특히 인도로 건너가 산스크리스트어와 구자라트어, 몽골에서는 파스파문자의 모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스크리스트어의 철자는 한글처럼 'ㄱ'에서 시작해 'ㅎ'으로 끝난다. 구자라트인의 문자도 한글과 매우 닮았다. 자음(ㄴㄷㅌㅇㅁㅈㅂ)은 상당수가 같고, 모음(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은 10자가 동일하다. 가림토는 일본에도 전해져 신대문자(神代文字)인 아히루(阿比留)문자가 됐다. ▼한글날이 있는 10월이면 백일장 등 각종 잔치가 펼쳐진다. 한글학회가 정한 올해의 주제는 '한글, 날아오르다!'이다.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는 한힌샘 주시경 선생의 글에서 뽑은 것이다. 기념일에서 다시 국경일이 된 지 두 해째다. 그러나 공휴일에서는 계속 빠져 있다. 창의성과 과학성으로 세계의 언어로 인정을 받는 한글. '한글은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는 영국의 역사학자 존 맨의 말을 실감하려면 시간이 더 흘러야 할 것 같다.

조광래논설실장·krcho@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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