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김유정 탄생 100주년]<1>‘세계적 문화예술로’ 선양사업 집대성

‘봄·봄 스토리 페스티벌’로 초대합니다

올 봄 동백꽃은 유난히 알싸할 듯 하다.

‘봄·봄’의 작가, 춘천출신 소설가 김유정(金裕貞·1908∼1937년)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또 1968년 발족한 김유정기념사업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김유정은 29세의 일기로 삶을 마감한 작가다.

불과 3년밖에 안되는 작품발표 기간이었지만 일제의 참혹한 시대상황속에서 그가 남긴 31편의 소설은 우리 민족의 순후한 삶의 정서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토대로 향토성과 해학이 깃든 주옥같은 창작품으로 한국문학사에 찬란히 빛나고 있다.

그런가하면 고향인 춘천 실레마을에 ‘금병의숙’을 세워 문맹퇴치와 농촌계몽에 앞장섰던 선각자였다.

그래서 삶의 의지와 천부적(天賦的) 재능을 모두 펼쳐보이지 못한 ‘비운의 작가’다.

그가 후손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춘천지역 곳곳에 세워진 기념물과 문집발간, 인물명을 사용한 국내 유일의 ‘김유정역’에서 보듯 시민들이 앞장선 선양사업은 남부럽지 않게 실행돼 온 것도 사실이다.

김유정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문학세계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최승익) 창립 40주년에 따른 선양사업의 발자취를 정리하는 기획보도를 연재한다.


김유정 선생 탄생 100주년을 위해 춘천시와 지역 문화예술계는 2년전부터 준비해왔다.

그 과정에서 문학인은 물론이고 사회 각계에서 두루 참여할 수 있는 기념사업 중심 단체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기도 했으나 지난 5일 김유정탄생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전상국 김유정문학촌장)가 공식출범했다.

이날 춘천시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추진위원회 위원들에게 사무처가 보고한 마스터플랜에는 선포식 및 추모제, 시민참여 홍보행사, 공식행사가 김유정의 고향인 신동면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촌을 중심으로 춘천지역 곳곳에서 연중 펼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행사명은 ‘봄·봄 스토리 페스티벌’이고 공식 홈페이지(www.storyfastival2008.com)도 개설해 놓았다.

첫 출발은 12일 오후2시 춘천 베어스관광호텔에서 열리는 김유정 탄생 100주년 선포식이다.

이날은 김유정선생의 양력 생일.

정확하게 탄생 100년이 되는 날이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주최해 전국 문화예술계 인사와 문학인, 유족, 사회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봄·봄 스토리 페스티벌’ 선포식을 갖는다.


김유정의 삶과 문학세계를 증언하는 오프닝 영상 감상으로 막을 올리는 이날 행사에서는 전상국 추진위원장이 개식선언을 하고 이광준춘천시장이 기념식 선포를 한다.

여기에 김진선지사를 비롯한 문학계 대표의 축사, 김유정작품낭송과 시민축하메시지 영상, 마이미스트 유진규의 ‘몸짓으로 만나는 김유정’ 공연이 이어진다.

이날 마지막 무대는 명예대회장을 맡은 문학평론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특강으로 장식한다.

‘김유정문학의 향토성과 세계성’을 제목으로 한 40분간의 특별강연이다.

3월29일에는 창립40주년을 맞은 김유정기념사업회와 춘천시 강원일보사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공동주최하는 71주기 추모제가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린다.

‘봄·봄 스토리 페스티벌’의 공식행사는 4월 25∼26일 이틀간 춘천 라데나리조트에서 한국웃음문화학회와 공동으로 ‘한국의 웃음문화’를 주제로 학술행사를 개최하고 결혼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김유정 선생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허제비 굿’을 김유정문학촌에서 펼친다.

이와 함께 노벨문학상수상자인 오에겐자부로(일본)와 ‘붉은 수수밭의 원작가인 모옌(중국) 등이 참가하는 동아시아 대표 작가와의 만남과 한국소설가협회의 학술세미나, 대한민국 문인대회, 향토작가 알리기 문학강연, 외국인 김유정 소설 낭송대회, 음악제, 등반대회, 동백꽃 문학 출사대회, 청소년 한마당 축제, 사이버 백일장, 문학논술 기행열차 등의 관련행사가 5∼10월 열린다.

이외에도 김유정소설릴레이낭송 및 읽기 시민운동, 창작판소리 ‘봄·봄’‘유정의 사랑’ 제작 및 공연, 김덕수사물놀이 공연, 우예주와 KBS국악관현악단 협연, ‘TV 책을 말하다’ 프로그램 유치, 탄생 100주년 기념조형물 설치 등도 계획하고 있다.

김유정의 고향인 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 김유정문학촌 앞뜰에 소설 속에 등장하는 1930년대 마을 풍경을 재현하고 상설 체험장을 운영한다.

전상국 추진위원장은 “한국문학의 지평을 열어준 김유정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작가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기리고, 춘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세계적 문화예술의 아이콘으로 이끌어 올리기 위해 다양한 기념사업을 마련해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용호선기자 yonghs@kwnews.co.kr

■김유정 연보

△1908년 1월11일(음력), 강원도 춘천부 남내이작면 증리(실레마을) 427번지, 지금의 춘천시 신동면 증리에서 부친 김춘식(金春植)과 모친 청송 심씨(沈氏)의 2남6녀 중 일곱째이자 차남으로 출생

△1914년(6세) 겨울무렵, 서울 종로구 운니동(당시 진골)으로 가족이 모두 이사

△1920년(12세) 재동공립보통학교 입학.

이듬해 (13세) 3학년으로 월반.

△1923년(15세) 휘문고등보통학교를 검정(檢定)으로 입학

△1929년(21세) 3월 휘문고등보통학교 졸업.

집안이 모두 고향인 춘성군 실레마을로 이사

△1930년(22세) 연희전문학교 문과 입학.

박녹주(朴綠珠)에게 구애.

늑막염 앓기 시작

△1931년(23세) 연희전문학교 중퇴.

4월20일, 보성전문학교에 다시 입학.

이후 자퇴

△1932년(24세) 브나로드운동에 참여.

실레마을에 야학(夜學)을 개설하고 농촌계몽운동에 나섬

△1933년(25세) 1월 ‘산골 나그네’ 탈고-작품 첫 발표.

실레마을에 야학당 ‘금병의숙’을 열고 문맹퇴치운동을 벌임.

폐결핵 진단을 받음

△1935년(27세) 조선일보신춘문예에 ‘소낙비’, 조선중앙일보신춘문예에 ‘노다지’가 각각 당선.

구인회 후기 동인으로 참여

△1937년(29세) 2월 병이 깊어져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산상곡리 100번지 매형 유세준의 집에서 요양 치료에 들어감.

3월29일 오전 6시30분 유세준의 집에서 사망함.

서대문 밖(홍제동 화장터)에서 유해를 화장함

△1968년(타계 31주년) 5월29일 김유정문인비건립추진위원회(이후 김유정기념사업회)가 춘천시 삼천동 의암호변 의암(옷바위)에서‘김유정문인비’ 제막

△1969년 이 해부터 매년 타계일인 3월29일에 ‘김유정문학의 밤’ 행사 개최

△1978년 3월29일 고향 실레마을 ‘금병의숙’터에 김유정기적비 세움

△1987년 ‘원본 김유정전집(전신재 편)’ 발간

△1994년 3월 문화체육부 ‘이달의 문화인물’ 선정.

춘천문화예술회관 뜰(이후 김유정문학촌으로 이전)에 김유정동상, 삼천동 조각공원에 김유정문학비 설치

△2002년 8월6일 김유정문학촌 개관

△2003년 4월 제1회 김유정문학제 개최

△2004년 12월1일 경춘선 신남역이 ‘김유정역’으로 명명

△2007년 3월29일 김유정 70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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