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창작실에서]조각가 백윤기 "아이의 순수한 표정이 작품의 모티브"

◇조각가 백윤기씨가 작업실에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교편 놓고 전업작가로 20년 세월

기발한 상상력 조각에 담아내

내달 6일 한국현대미술제전 참여

당분간 개인전에 주력할 생각

지난해 열린 ‘2008 강원아트페어’ 부스전 이후 활동이 뜸한 조각가 백윤기(54)씨의 작업실은 벽면이 온통 흰색으로 칠해져 있고 작은 전시회를 열어놓은 듯 100여 점의 작품이 빼곡하게 정돈돼 있었다.

생략을 통한 간결한 표현이 보이는가 싶더니 너무나 사실적인 표현의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그 간극을 쉽게 넘나드는 백 작가의 연륜이 느껴졌다.

백 작가에게 먼저 미술교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포기하고 전업작가로 나선 이유에 대해 물었다.

“갈등이 있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둘 다 잘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을 것 같았고 당시에는 작업에 대한 열망이 더 커서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물론 같이 교직생활을 하던 부인이 동의를 해줘서 쉽게 결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85년 중앙미술대전 조각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후 몇 년의 고민 끝에 내린 전업작가로의 항로 변경은 그에게 뜻하지 않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1990년에 전업작가로 나서면서 첫 번째 개인전을 서울에서 열었는데 당시 많은 작품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IMF를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때 잠깐 “교사를 하고 있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라고 생각을 한 적은 있지만 제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한 적은 없습니다.”

작가들의 작품활동이 돈으로 가치를 표현할 수 없는 행위이기는 하지만 작품이 팔려야 또 다른 작업에 전념할 수 있기 때문에 백 작가의 고민이 어느 정도 였을까는 쉽게 알수 있었다

그는 조각이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특성에 대해 예술성과 함께 영구성, 보존성을 꼽는다.

아무리 뛰어난 조각작품이라고 해도 오랜 기간 볼 수 없다면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브론즈(청동)를 주로 사용한다.

보관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자연스럽고, 재질감이 좋아 표현하는데 편리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그런 그가 본인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흙을 이용한 ‘테라코타’를 꼽으며 웃고 앉아 있는 아이 조각상을 가리킨다.

“제 작업의 전반기와 후반기 가교역할을 해주는 작품으로 한국적인 형태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고 아이의 표정을 통해 순진무구한 동심을 엿볼 수 있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의 생각이 동심과 닿아 있어서 일까.

그의 작품은 고양이 몸통에 생선 꼬리를 한 작품과 새의 몸통에 악어의 머리를 한 작품 등 기발한 생각이 가득 담겨 있다.

6월6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한국현대미술제전’에 참여하는 백 작가는 “당분간 좋은 작품으로 개인전에 주력하면서 한국미술사에 남을 만한 독보적인 작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형기기자 khk@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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