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대신 손으로 작업
평면과 부딪히는 호흡 느껴
주제 표현 방식 변화 시도
입체작품 야외전시도 구상
스물 몇 회의 개인전을 치른 것도 모자라 지난 4월부터 춘천 원주 강릉을 오가며 또다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유병훈 강원대 미술학과 교수(사진). 그가 198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풀어내고 있는 숲과 바람,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가장 먼저 듣고 싶었다.
“아무래도 춘천에서 생활하다 보니 지역의 청정 풍광이나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작업의 소재가 됐습니다. 그렇게 25년을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제는 자연을 주제로 평면과 입체를 막론하고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그의 작품은 특징적으로 수많은 점과 선(획)으로 이루어진다. 그가 말하는 자연의 모습이 점들의 중첩과 집적으로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온화하게 표현된다.
그런 그의 작업에 있어서 점이 갖고 있는 의미가 궁금했다.
“처음에는 기법 자체의 점이었는데 오랜 시간 작업을 하다 보니 정신의 문제, 잊음의 문제, 정체성의 문제로 까지 점이 갖고 있는 의미가 확장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동양철학에서 얘기하는 점에 대한 문제에까지 접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작업을 할 때마다)손으로 점을 찍어가면서 평면과 부딪히는 호흡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대로 그는 작업을 할 때 붓 대신 손끝에 물감을 묻히는 방법을 고집한다.
벌써 10여년이나 된 그의 작업방식은 이제 그에게 영감을 주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손끝에 물감을 묻혀 평면을 시도하다 보니 손끝에 물감이 묻지 않으면 제 작업의 맛을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는 화학성분이 강한 아크릴 물감을 만지지 말라고 얘기하지만(웃음) 제게는 기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유 교수는 자신만의 기법으로 30년 가까운 기간 시도해 온 주제의 표현 방식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화면의 구성이 아닌 캔버스 자체를 변형해서 다양하게 표현되는 평면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이전에 시도했던 판화 장르도 실크스크린에 국한하지 않고 동판 등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또 회화의 세계를 자유분방하게 시도해 볼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다음 전시에는 입체작품으로 야외로 나가는 작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를 통해 관람객들과 밀접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