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한지'가 무주공산 실정이다. 지적재산권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필요성을 알면서도 등록할 수 없는 사정에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전주한지가 한지산업진흥원을 통해 연구·인력양성·브랜드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의 산업 동력이 되고 있기에 비교된다. 더욱이 매년 수억 원을 들이는 원주한지문화제가 올해로 12회째를 맞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심한 노릇이다.
원주한지를 두고 지역에서는 '1,600년의 숨결'이라며 자긍심이 크다. 원주시는 141억 원을 들여 무실동에 한지테마파크를 만들고 있다. 그런가 하면 한지전용산업단지도 조성하고 있다. 한지문화제를 기반으로 국제화를 시도한 지도 오래됐다. 원주한지·양잠클러스터 사업이 농림수산식품부 향토산업 육성사업 지원대상에 선정, 내년부터 3년간 30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정부로부터 브랜드 가치와 산업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원주한지는 사상누각을 딛고 있는 셈이다. 원주시가 2006년부터 원주한지 권리 확보에 나섰지만 4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지적재산권 등록신청조차 못하고 있다니 딱하다. 법인 구성요건이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최소 5개 이상 사업체가 있어야 하지만 지역에 한지 제조업체가 2곳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한다. 이러니 타 지역에서 '원주한지' 명칭을 사용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처지다. 지난해 강릉시가 10여 년간 공들여온 홍길동 상표권 재판에서 패소, 전남 장성군에 권리를 넘겨준 사례를 곱씹게 한다.
현대경제는 지식산업이 중심이다. 문화와 콘텐츠의 기능성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상식이다. 품질유지와 짝퉁 방지, 유통시장 관리 등을 위한 보호장치가 지적재산권이다. 농수산물의 지리적표시제도 같은 맥락이다. 원주한지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 이를 생산하는 제조업체를 확보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시급해졌다. 지역의 관련 인프라를 모두 동원, 한지 이용 업체를 유치하는 등의 상표권 등록 선결조건을 서둘러 갖추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