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해만지면 딸 생각에 눈물만 납니다”

친구 만나러 나간 여중생 20일 넘게 연락 두절

경찰 인터넷 접속기록 있다며 단순 가출 판단

부모 “경찰은 안심하라고만 해” 답답함 호소

“해만 지면 딸 생각에 눈물만 나옵니다. 밥은 먹고 있는지 몹쓸 일을 겪고 있는건 아닌지….”

김모(여·47·춘천)씨의 딸 유모(13)양은 지난달 15일 오후 친구를 만나러 나간 뒤 실종됐다.

김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국밥집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며 금지옥엽 키워 왔지만 한 달 가까이 연락조차 닿지 않는 딸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처음엔 다른 사춘기 청소년들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가출했으니 곧 돌아올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신호가 가던 휴대전화마저 꺼졌다.

경찰에 곧장 실종신고를 한 후 춘천과 서울 등에 수백 장의 전단을 뿌렸지만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최근엔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사건 등 언론을 통해 매일같이 들려오는 흉흉한 소식에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그녀는 “온 나라가 여중생을 살해한 김길태에 대한 얘기뿐인데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어린 것이 험한 꼴 보고 더 다치기 전에 어서 돌아와야 할 텐데…”라며 흐느꼈다.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경찰수사는 김씨를 더욱 절망케 했다.

한 달 동안 경찰을 통해 두 번 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지만 모두 뒷북치는 격에 불과했다.

지난달 27일께 “22일 강릉의 한 숙박업소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기록이 있으니 강릉에서 직원들이 찾아나설 것”이란 전화가 왔지만 결국 딸을 찾지 못했다. 또 지난 5일엔 “1일 또 다른 숙박업소에서 인터넷에 접속한 흔적이 있다”며 “무사하니 안심하라”는 전화가 왔다고 했다.

김씨는 “인터넷 접속했을 당시에 알려줬더라면 직접 달려가서 아이를 찾았을 것”이라며 “중학생이 숙박업소에 있다면 부모 심정은 숯덩이가 되는데 무조건 안심하라고만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접속기록 등 소재가 지속적으로 파악돼 단순 가출로 보고 있고 경찰 역시 인터넷 접속기록은 통신사에 협조 요청을 해야 해 2~3일 정도 뒤에 통보를 받는다”며 “강릉지역에 실종 아동 수배전단을 배포하고 지구대 직원들이 강릉시내 전역에서 검문검색을 하며 아이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08년 접수된 실종 아동 신고건수는 326건에 달하는 등 매년 3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최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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