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차명진의원 ‘6,300원짜리 황제의 삶’ 에 네티즌 냉소

한나라당 차명진의원의 최저생계비 체험수기가 구설수에 올랐다.

참여연대가 7월 한달동안 진행 중인 ‘최저생계비 한달나기 희망 UP 캠페인’에 참여한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26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6,300원짜리 황제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체험수기 두편을 게재했다.

이 체험기에 차의원은 최저생계비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했다”고 소감을 남겨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차의원은 이틀 동안 3끼의 식비 6,300원을 받고 체험에 나서 “800원어치 쌀 한 컵과 970원짜리 쌀국수 한 봉지, 970원짜리 미트볼 한 봉지, 970원짜리 참치캔 1개 등을 구입해 3710원을 사용했다”며 “이 정도면 3끼 식사용으로 충분하다. 점심과 저녁은 밥에다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도 970원짜리 한 캔을 사서 밤에 책을 읽으면서 음미했고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다”며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남은 1,620원 가운데 1,000원은 쪽방에 사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약을 사고 600원은 조간신문을 샀다고 전했다.

차 의원은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다. 국가 재정에도 한계가 있다”고 글을 마쳤다.

이같은 차 의원의 체험 후가를 본 네티즌들은 그를 맹비난했다. 네티즌들은 “매일 인스턴트 식품만 먹고 사는 게 황제의 식사냐?” “고작 하루라면 나도 할 수 있다” “그것을 삶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생각해보라”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후기 전문.

# 후기 1

최저생계비로 하루나기 체험에 다녀왔습니다. 식사비 6,300원을 받고 쪽방에서 1박2일을 살아보는 겁니다. 저보다 앞서서 몇 분이 다녀갔지만 한나라당 의원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배 경험자의 가계부를 조사했습니다.

한 컵에 800원 하는 쌀 두 컵에 1,600원, 김치 한 보시기 2,000원, 참치 캔 한 개 2,000원, 생수 한 병에 500원, 이렇게 해서 모두 6,100원이 들었답니다. 받은 돈 전부를 착실히 먹거리에 썼군요. 쌀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걸 샀고 부식은 근처 구멍가게에서 샀답니다.

전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제가 굶어죽을까 염려한 집사람이 인터넷에서 조사한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쌀은 800원어치 한 컵만 샀습니다. 그리고 마트에서 세일하는 쌀국수 1봉지 970원, 미트볼 한 봉지 970원, 참치캔 1개 970원에 샀습니다. 전부 합해 3,710원. 이정도면 세끼 식사용으로 충분합니다. 점심과 저녁은 밥에다 미트볼과 참치캔을 얹어서 먹었고 아침식사는 쌀국수로 가뿐하게 때웠지요. 아참! 황도 970원짜리 한 캔을 사서 밤에 책 읽으면서 음미했습니다. 물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수돗물을 한 양재기 받아서 끓여 놓았지요. 이 정도면 황제의 식사가 부럽지 않지요.

나머지 돈으로 뭐 했냐구요? 반납하지 않고 정말 의미있게 썼습니다.

# 후기 2

먹거리로 쓴 돈 4,680원을 빼니까 1,620원이 남더군요.

그중에서 1,000원은 사회에 기부했습니다. 체험 내용 중에 쪽방촌 사람들 도우는 일이 있는데 제가 만난 사람은 1급 시각장애자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1평짜리 골방에 박혀 매일 술로 지새웠습니다. 그 분을 부축하고 동사무소에 도움을 신청하러 가는데 인사불성에 속이 불편한 지 계속 꺼억댔습니다. 약방에 가서 제 돈 1,000원을 내고 속 푸는 약을 사드렸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는 걸레를 물에 빨아 방 청소를 해드렸는데 이불을 들자 바퀴벌레 수십 마리가 혼비백산 달아나더군요. 바퀴벌레 알도 쓸어내고 청소를 마친 다음에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드렸습니다. 기분 좋은 지 살짝 웃더군요.

하루밤을 잘 자고 난 다음날 아침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돌아오면서 조간신문 1부를 600원에 샀습니다. 문화생활을 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남은 돈은 20원이었습니다.

나는 왜 단돈 6,300원으로 황제와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밥 먹으라고 준 돈으로 사회기부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겼을까? 물가에 대한 좋은 정보와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 건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저생계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이 저처럼 될 수 있을까요? 단 하루 체험으로 섣부른 결론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지요. 다만 최저생계비만 올리는 것으론 답이 안 나올 것 같습니다. 국가재정에도 한계가 있고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조상원기자 jsw0724@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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