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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체벌론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의 어느 지방을 방문했을 때 한 중학생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나도 학생 시절에 선생님으로부터 꾸지람뿐만 아니라 얻어맞기도 자주했다. 하지만 내가 대통령까지 된 것은 그것이 격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체벌의 효과나 필요성을 논할 때 흔히 회자되는 일화다. 학생 체벌에 대한 영미 문화권의 인식을 대변해 주는 얘기다. 체벌 여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적 가치와 이념에 따라 다양해 찬반 공방이 끊이지 않는다.

▼찬성론자는 체벌을 그릇된 행동을 하는 학생을 통제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여긴다. 모든 사람은 질서 있는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개인의 욕구를 때때로 억제해야 하며 공공의 더 큰 이익을 위해 옳은 일을 배워야 한다는 의미다. 교육적으로 건전하고 도덕적으로 정의로운 유용한 수단으로 본다. 학교 특성에 맞는 기준을 정해 적용하는 게 옳다는 견해다. 체벌에 따른 고통으로 인해 더 이상 문제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억제이론'에 토대를 둔다.

▼물론 역기능을 무시할 수 없다. 벌을 주는 사람에게 증오심을 갖게 되고, 벌을 피하려는 '회피학습'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원인이 교사와 학생 어느 편에 있든지 간에 결국 체벌이 학생에게 인지적·정의적 측면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다. 체벌당한 학생과 다른 동료 사이에 '낙인효과'를 야기해 부정적 자아가 형성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사랑의 회초리'라는 미명하에 '공포의 몽둥이'가 난무하는 현장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체벌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이 상존하는 게 현실이다. 미국 캐나다 등 영미계 국가들은 허용하는 쪽이며, 유럽과 이슬람 국가들은 금지하는 추세다. 체벌 찬반 논쟁의 해법과 처방이 교육의 이론과 실제에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허용하면 남용 소지가 크고 금지하면 교사들이 학생지도를 외면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체벌 논쟁의 무용론도 만만찮다. 도교육청이 체벌을 규제하는 학교생활규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어떤 묘안이 담길지 궁금하다.

장기영논설위원·kyjang3276@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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