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정치적'이라는 말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일정한 격을 갖춘 예술행사(출판기념회, 전시회, 연주회 등)에서는 정치인이 나타나는 것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 동서고금 정치인들이 예술인들을 자신들의 입지에 이용하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예술과 정치는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대중예술은 물론이고 문학, 미술, 음악, 건축, 영화 등의 순수예술 작품도 각자의 시대상황이 투영된 거울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반대의 입장도 분명하다. '예술, 정치를 만나다(박홍규 저, 이다미디어 간)' 289~290쪽에 있는 견해다. “정치와 예술의 과제는 각각 현실 변혁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세운다고 해도 그 길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정치의 과제는 가능한 한 다수 민중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반면 예술의 과제는 가능한 한 민중이 각자의 독자적인 이의 제기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다.”
▼인류문화사에서 예술과 정치는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다. 로마의 르네상스시대처럼 행복한 동반자였는가 하면 정치적 이념과의 만남이 치욕의 족적이 되기도 했다. 예술과 정치 관계에서 성공한 예술가로 플랑드르의 궁정화가 루벤스를 꼽는다. 그는 왕궁 귀족들의 권력 암투 속에서도 예술세계에 몰두해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반면 독일의 음악가 바그너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음악으로 히틀러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알려져 예술성 높은 오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작품이 어용으로 치부됐다.
▼예술과 정치의 만남은 곧 예술가와 정치가의 대면이다. 연기자 최종원이 국회의원이 됐다. 문화관광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희망한다고 밝힌 그가 국회 입성 일성으로 같은 연극인 출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선전포고했다. “9월 국정감사에서 마주치길 바란다”는 것이다. 일정한 경지를 넘어선 현상을 '예술적'이라고 표현한다. 정치도 예술이다. 올곧은 정신으로 대화와 타협, 균형과 조화를 이뤄낸다는 측면에서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