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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공직자들 재산

다산(茶山) 정약용은 관리들이 지켜야 할 덕목을 정리한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목민관의 임무이고 선(善)의 근원이며 덕(德)의 바탕”이라며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고 훈계했다. 또“백성과 하늘과 자신의 마음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청렴성에 관한 것은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공직자에게 가장 중시되어야 할 본분임에 틀림없다. 비록 시대는 바뀌었지만 다산 선생의 지적은 오늘날 우리 공직자들이 깊이 새겨야 할 경구다.

▼1993년 2월27일 김영삼 대통령은 재산 17억7,822만 원을 전격 공개했다. 뒤이어 민자당 의원의 재산이 공개되자 세상이 발칵 뒤집어졌다. 박준규 국회의장의 탈당, 유학성 김문기 의원의 의원직 사퇴, 김재순 전 국회의장의 정계은퇴로 이어졌다. 같은 해 5월20일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이 통과돼 공무원의 재산 공개가 제도화됐다. 김 대통령이 '역사를 바꾸는 명예혁명'이라고 부른 재산 공개는 대한민국이 투명사회로 내딛는 첫걸음이 됐다.

▼형식논리로 따질 때 공직자들의 재산 상태와 그들의 도덕성 공무수행능력 사이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조세제도, 징세행정의 공정성이 유지되고 있는 한 공직자의 재산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든 일단은 합법적일 것이다. 부정한 것이 아닌 한 액수의 다과는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국민 정서는 고위 공직자의 재산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거부감을 갖거나 근거 없는 의심을 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래 지속된 불신사회의 후유증이다.

▼6·2 지방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공직자들의 평균 재산은 8억8,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선거에서 당선돼 공직에 오른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 교육감 등 755명이 7월1일을 기준으로 재산을 등록한 내용을 관보를 통해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 그러나 열심히 주민을 위해 헌신하며 재산 형성 과정에 문제가 없는 고위 공직자들이 많은 재산을 가졌다는 이유로 일도양단식으로 매도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권혁순논설실장·hsgweon@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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