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의 보아는 물뱀이 아니나, 산림 사이 많은 강이 흐르고 있는 수변에 살면서 가끔 강을 건너가야만 했다. 보아는 기다란 몸을 S자형으로 흔들면서 꽤 빠르게 헤엄을 쳤으나 악어들에게 발각되면 순식간에 토막이 났다. 악어는 아가리를 벌리고 수면을 따라 흘러갔는데 보아의 기다란 몸은 거기에 쉽게 걸렸다. 악어에게 뱀이란 국수처럼 먹기가 좋았다. 그러나 악어가 항상 보아를 죽인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코나크 영감은 동물들이 죽이고 죽는 것은 오직 산신님의 뜻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삼각주에서 보아와 싸우고 있던 악어두목은 상대를 너무 만만히 봤다. 악어는 그때 보아가 저쪽 대안으로 헤엄쳐 가는 것을 발견하고 돌진했으나 그 강 한가운데에 삼각주의 모래밭이 있었다.
보아는 그 모래밭 위로 도망갔다. 보통 뱀 같으면 모래밭을 그대로 통과하여 저쪽 대안으로 도망갈 수도 있으나 그 뱀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몸 길이가 8m나 될 것 같은 늙은 보아는 악어를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았다. 늙은 악어와 늙은 뱀은 그곳 일대의 강과 수변을 지배하고 있었으며 언젠가는 결판을 내야만 했다. 보아는 모래판 가운데서 똬리를 틀었다. 몸을 둘둘 감아 대가리만 치켜 들어 추격해오는 악어를 노려봤다. 악어는 그 경고를 무시했다. 악어는 그대로 추격하여 뱀을 덮쳤다. 악어에게는 강력한 뒷발과 꼬리의 힘으로 1톤이나 되는 무거운 몸을 날려 적을 덮쳐 누르는 살육의 기법이 있었다. 그러나 늙은 보아에게도 무서운 살육의 기법이 있었다. 똬리를 틀고 있던 보아의 몸이 용수철처럼 튕겨 올라가 대가리를 5m나 쭉 앞으로 뻗었다. 뱀과 악어는 공중에서 부딪혔으나 뱀은 정면 충돌을 피해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뱀은 그러면서 꼬리로 악어의 목 부분을 감았다. 뱀의 몸은 트럭의 고무타이어와 같았다. 뱀의 꼬리 부분은 적의 몸을 착 감아 붙이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한 번 감아 붙이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악어가 거기에 걸렸다. 악어와 뱀은 서로 엉켰다. 악어는 펄쩍펄쩍 뛰어올랐으나 뱀은 1톤이나 되는 악어의 몸무게에 깔려 충격을 받으면서도 풀어지지 않았다. 뱀은 도리어 악어의 몸을 한 번 더 감았다. 사투가 벌어졌다. 캡틴 아란과 코나크 영감은 그 사투를 관찰했다. 고무타이어 같은 뱀의 몸이 악어의 목덜미를 죄고 있었다. 몇 번이나 뒤넘기를 치면서 점점 더 강하게 조르고 있었다. 악어의 아가리가 벌어졌다. 뱀이 죄면 죌수록 아가리가 점점 더 크게 벌어지면서 피거품이 나오고 있었다. 반쯤 소화돼 부옇게 허물거리는 뱀의 사체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