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를 찾아…담담한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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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석 시집 '껍데기'

새로운 세계를 유영하듯, 신선한 사유와 개성적인 비유들이 류중석 시인의 시집 '껍데기'를 통해 담겼다. 책 속의 시 81편에는 '입술' 하나로도 다시 한번 주어진 의미를 곱씹다가, 또다시 고민하며 반추하는 류 시인의 깊은 고뇌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한 촉의 펜으로 그가 새긴 단어들은 독자들의 마음에 자리한 허공으로 날아가 둥지를 튼다. 이어 부질없이 상처를 주는 외로움과 새벽을 깁는 긴 막간이 고통을 쥐어주더라도 여전히 사랑과 미움의 한 덩이 시간은 피고 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류 시인은 이 세상의 순수한 영혼들을 위한 속 쓰린 항변을 내뱉다가도, 깊이 남은 아픔을 '선명한 후회'와 '이길 수 없는 밤의 체념'이라며 속을 끓인다. 시집은 한 사람이 오롯이 하나의 나로 존재할 수 없는 이 생(生)을 누구보다 자연스럽고 담담한 표현으로 그려내고 있다. 해설을 맡은 정성수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류중석의 작품은 자아성찰을 비롯해 인간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의 결과로 탄생했다”며 “유달리 깊이 천착하는 그의 시선 덕분에 편편마다 눈부신 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월간문학 刊. 146쪽. 1만원.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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