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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방재력·재난인격 강화가 수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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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남 강원연구원 사회환경연구실장

외부의 끊임없는 자극에 대해 신체와 세포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생명활동을 '항상성(恒常性) 유지 시스템'이라 한다. 재난안전에서는 개인의 재난인격 향상과 사회의 방재 시스템 강화가 이에 해당된다. 6월24일부터 8월13일까지 2020년 여름 중부지방 장마기간이 총 51일로 예상되고, 그 기간 중 강우 강도와 강수량은 예년 평균에 비해 높아 여러 유형의 피해가 발생되면서 그간 쌓아 온 우리의 항상성 유지 시스템이 지적받고 있다.

철원에서는 한탄강 본류에 연결되는 지천과 합류점 인근의 마을에서 큰 침수가 발생했고, 접경지역 시·군을 연결하는 도로에는 사면에서 유출된 토사·석으로 일부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특히 춘천에서는 지난 6일 오전 늦게 수상시설물 관리작업을 하던 중 7명이 물길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 현재까지 실종자들에 대한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고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최근 폭우와 관련해 강원도에서 생긴 사고로는 큰 규모의 피해가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또한 전국적으로는 2011년 78명이 사망·실종 된 이후 최대 규모인 50여명의 사망·실종(8월9일 현재 38명 사망, 12명 실종)이 발표된 상황이다.

장마 종료까지 수일 더 남은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피해가 더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응급복구와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노력이 펼쳐지는 응급복구 기간이다. 2002년 태풍 '루사'의 응급복구기간은 9월1일 새벽부터 9월16일까지였다. 2003년 태풍 '매미' 당시에는 그것이 1주일로 단축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철원군 수해지의 응급복구 기간을 단축하고 군민의 항상성 회복을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과 협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현 정부 들어 '안전'을 강조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해로 인한 인명피해가 계속되는 점은 응급복구와 별개로 복기돼야 한다. 특히 방재 기술적 측면보다도 사회인식 부분에서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수해 대비 항상성 유지를 위해서는 방재력 강화가 필수다. 선행연구에서는 방재 부분의 선행투자 효과를 3~10배로 계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 규정으로 운영되는 제도로서는 10년 단위 '자연재해저감종합계획'이 있다. 2008년 1차 계획이 추진된 이후 지금은 2차 계획 수립 중이다. 1차 계획에서 강원도 내 시·군은 1,488개소에 약 2조9,500억원의 사업비가 계상됐고 그 추진 실적은 금액 기준 19.72%, 개소기준 15.59%다.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비의 거의 대부분이 국비 배정에 의해 추진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간의 국가적 투자 부재가 아쉽다.

인명안전 확보 측면에서는 재난인격 향상에 대한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재난관리 측면에서 널리 알려진 개념어로 '재난인격'이 있다. 평시 재난재해에 대한 과학적 식견, 위기 직면시 탈출을 결행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날렵한 체력이다. 이번 사고를 교훈으로 볼 때 평범한 사람 대부분이 자신의 재난인격 수준에 대해 의심해 봐야 하고 행정에서는 이의 제고를 위한 안전문화교육 확대가 시급해 보인다.

긴 장마 기간 위험환경이 조성되고 이에 맞서 항상성을 유지해야 하는 우리는 현재까지 확보된 수준과 그간 파악된 위험요인의 강도를 비교해 미래 높아질 위험도에 맞설 '항상성 유지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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