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아동주거권 보장 캠페인]장마철마다 집안 곳곳 흙탕물 빗소리만 들려와도 자다가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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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여전히 어떠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희영이네 집.

반지하·저지대에 위치 수해 취약

지자체 긴급 물품 외엔 지원 없어

초록우산강원본부 4개 가정 지원

지난달 쏟아져 내린 장맛비는 삼척에 살고 있는 희영이(가명·여·12)네 집에는 끔찍한 흔적을 남겼다. 손 쓸 새 없이 밀려든 흙탕물은 순식간에 무릎까지 차올랐다. 집 안에 있는 모든 물건이 한데 뒤엉켰다.

집 안이 물바다가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태풍 '미탁'으로 부서진 가족의 보금자리는 아직도 복구 중이고, 현재 살고 있는 곳은 임시거주지였다.

수산물 판매와 식당 일로 생계를 꾸리며 홀로 두 남매를 키우고 있는 희영이 어머니는 쑥대밭이 된 집 앞에 망연자실했다. 어머니는 “두 번이나 집을 집어삼킨 비 피해로 인해 몸과 마음 모두 상처를 입었다”며 “이제는 비 내리는 소리만 들어도 집에 물이 들어차지 않을까 걱정이 돼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눈물 지었다.

지자체가 침수피해 파악을 위해 희영이네 집을 찾았지만, 긴급 물품 지원 이외에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듣지 못했다. 희영이네는 여전히 살림살이만 대충 정리된 집에서 지내고 있는 상태다.

이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강원지역본부에서는 도내 수해 아동 파악을 완료해 긴급지원이 필요한 희영이 가정을 포함, 지역의 4개 피해아동가정에 긴급 지원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고주애 강원지역본부장은 “주거빈곤가구는 반지하, 저지대, 임시 컨테이너 등 수해에 취약한 구조로, 재해상황에서 큰 피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매년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속에서 고통스러운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아동들에게 주거권 보장은 매우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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