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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의 자연, 철원]50만년의 시간이 빚은 예술작품…한탄강 절경에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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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된 명소들

◇ 고석정. ◇직탕폭포. ◇삼부연폭포. ◇샘통. ◇송대소.(사진 위 왼쪽부터)

임꺽정 은거 설화 전해지는 '고석정'

다양한 드라마·영화 촬영지 각광

주상절리로만 이뤄진 '직탕폭포'

겸재 정선 그림 유명한 '삼부연폭포'

철원평야 한눈에 조망하는 '소이산'

현무암 뚫고 솟아오르는 샘물 '샘통'

지질학적 가치 큰 철원 9경 '송대소'

한탄강은 북한에 있는 강원도 평강군 일원에서 발원해 철원과 경기 포천, 연천까지 136㎞를 흘러 임진강에 합류한다. 50만년 전 북한 오리산 일원에서 분출한 현무암질 용암은 오랜 시간 철원지역을 뒤덮으며 용암지대를 형성했다. 이후 용암대지는 지금의 한탄강에 의해 침식이 발생해 독특한 화산지형을 만들어냈다.

협곡을 따라 흐르는 한탄강은 대지를 적시며 유유히 흐르는 여느 강과 다르게 강에 가깝게 다가서야 오롯이 감상이 가능하다. 수십만년에 걸쳐 물길에 깎인 용암은 화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유네스코는 이 같은 한탄강의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해 올 7월 철원 고석정과 송대소 등 철원과 포천, 연천 등을 흐르는 한탄강의 26곳을 지질명소로 등재했다. 가을의 절정 10월, 코로나19와는 거리가 먼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을 찾아가는 것은 어떨까?

# 고석정=철원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명소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용암대지가 형성되기 이전에 기반암인 화강암이 용암으로 메워졌다가 한탄강의 새로운 물길 형성 과정에서 침식돼 다시 모습을 드러낸 '하천의 차별침식'을 확인할 수 있는 지질명소다. 16세기 의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임꺽정이 이곳에 은거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 직탕폭포=한탄강 현무암의 주상절리대가 지속적으로 침식작용을 받아 강 중앙에 생성된 폭포다. 주상절리로만 이뤄진 폭포로 3m 높이와 80m 폭을 자랑한다. 직탕폭포는 하상에서 이뤄지는 침식작용을 관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질학적 장소이면서 멋진 경관을 자랑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철원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다. 하천 전체가 주상절리를 가진 현무암임을 확인할 수 있는 훌륭한 지질교육 장소이기도 하다.

# 삼부연폭포=명성산 중턱의 화강암 지대에 위치한 20m 규모의 3단 폭포다. 화강암이 지표에 드러난 이후 흐르는 물에 의해 침식돼 만들어졌다. 폭포를 구성하는 흑운모화강암은 약 1억7,000만년 전의 절대연령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삼부연폭포는 낙차가 변화하며 물굽이가 세차례 바뀌는 3단 형태를 띠고 있다.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시인인 김창흡이 이곳에서 집을 짓고 글을 읽으며 자신의 호를 삼연(三淵)이라 지었는데, 자신의 호에 폭포의 하부가 가마솥처럼 움푹 파여 있어 가마솥 부(釜) 자를 써 폭포의 이름을 삼부연으로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가인 겸재 정선이 삼부연폭포를 보고 그린 그림도 잘 알려져 있다. 삼부연폭포를 찾는 사람들은 발길을 쉬이 옮기지 못한다. 사진과 영상으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위압감을 선사한다. 4㎞ 정도 떨어진 용화저수지 물이 이곳으로 흘러들어 4계절 수량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 철원용암대지(소이산)=한반도 내륙에서 관찰되는 유일한 용암대지인 철원평야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 바로 소이산이다. 300m 남짓 높이의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 오르면 드넓은 철원평야와 함께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조망할 수 있다. 북한 오리산 일원에서 분출한 점성도가 낮은 용암은 20~30m 깊이로 650㎢의 용암호를 형성시켰다. 평탄한 화산지형은 수십만년의 시간을 견뎌내며 비옥한 토지로 변했고 국내 최대 곡창지대 중 한 곳으로 거듭나게 했다. 지금은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자리한 이곳에서 생산된 오대쌀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백마고지와 화살머리고지를 비롯해 화창한 날씨에는 북한의 김일성고지, 평강고원 등도 볼 수 있다.

# 샘통=한탄강의 현무암을 뚫고 솟는 샘물이다. 연중 13~15도를 유지해 겨울철 철새의 서식지와 철원지역의 특산물 재배에 중요한 역학을 담당하고 있다.

선캄브리아시대의 변성암과 중생대 쥐라기 화강암으로 된 기반암 위에 한탄강 현무암이 여러 겹으로 덮고 있는 지형이다. 비가 내리면 한탄강 현무암의 절리를 따라 지하로 내려가던 물이 기반암에 막혀 내려가지 못하고 현무암층과 현무암층 사이 또는 기반암과 현무암층 사이를 흐르다가 지표로 샘솟는다. 겨울철 영하의 기온에도 물이 얼지 않는다. 이에 겨울철 철새들이 물과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주변은 평야지대이기 때문에 겨울 철새들이 안착하기 쉬워 서식지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샘통 주변에는 두루미와 흑두루미, 재두루미, 독수리 등 몽골과 시베리아에서 건너온 온갖 겨울 진객들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샘통의 지역 주민들은 샘통 물을 활용해 물고추냉이 등 지역 농특산물을 재배해 오고 있다.

# 송대소=용암으로 메워진 통로가 한탄강 물줄기에 의해 침식되며 형성됐다. 30m가 넘는 가파른 현무암 절벽은 주상절리를 따라 떨어져 나갔고 5~6각형의 기둥 형태로 남았다. 주상절리 아래에는 넓은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 여름 철새들의 서식처로 이용된다. 이곳의 수심 또한 깊어 30m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대소는 철원평야와 한탄강의 생성 과정을 연구하는 데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다. 철원9경 중 하나로 최근 임시 개통된 길이 180m의 은하수교에서 다양한 각도로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철원평화전망대=수십만년 전 지금의 한탄강과 철원평야를 만들어낸 화산 폭발의 장소인 북한 오리산과 그 일대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민통선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약제로 방문할 수 있었지만 접경지역에 서식하는 멧돼지에게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등 현재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철원=김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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