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강원 청년이 개발한 감자빵 표절 논란에 프랜차이즈 업체 ‘판매 중단’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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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오후 2시부터 취재 시작하자 파리바게트측 오후 7시께 전격 발표
골목식당 논란이어 소상공인 개발 조리법에 대한 법적 보호 조치 필요

◇춘천의 카페 감자밭이 지난 5월 출시한 감자빵과 파리바게트가 이달 선보인 강원도 감자빵. 제품 디자인과 내부 구성이 유사해 소비자들이 표절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속보=강원도 청년 농부들이 개발한 감자빵이 전국적인 히트상품(본보 6월1일자 7면보도)이 되자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업체가 이와 유사한 상품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기업은 본보에서 취재를 시작하고 SNS에 이 문제가 확산되자 감자빵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해당 기업측에서 판매 중단 의사를 밝혔지만 최근 외식업체가 골목식당의 인기메뉴를 베끼면서 불거진 ‘덮죽 메뉴 표절 논란’에 이은 사례로 조리법에 대한 저작권법 보호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12일 춘천 카페 감자밭은 자사 SNS를 통해 “파리바게트가 출시한 감자빵은 외관이나 캐릭터 모양 등이 저희 감자빵과 너무 흡사하다.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한다면 판매를 멈추고 소상공인과 상생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제빵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1위인 파리바게트는 ‘강원도 감자빵’ 3종을 지난 9일부터 전국 매장에 출시했다. ‘강원도 감자 농가 살리기 프로젝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제품 조리법과 디자인이 지난 3월 카페 감자밭이 출시한 제품과 매우 유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감자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디자인, 쫄깃한 겉반죽과 크림 등을 함유하지 않은 감자 위주의 속반죽, 토핑용 백태와 검은깨 가루 등이 비슷하다.

디자인 회사를 다닌 이미소(30) 대표가 만든 감자모양의 캐릭터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가격은 카페감자밭 제품의 60% 수준으로 낮다. 이는 소비자들이 SNS이용 후기 등을 통해 표절 논란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소비자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카페 감자밭은 지난주 파리바게트 본점에 메일로 항의했다.

이미소 대표는 국산 감자 종자 보존을 위해 20년간 노력한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감자 농사를 시작했고 판로개척, 부가가치 향상등을 위해 2년간 감자빵을 개발했다. 이 같은 스토리가 전해져 지난 5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고 이후 매주 2만여개씩 판매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춘천·원주 감자빵’이란 상표 특허 출원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본보는 이날 오후 2시께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이 대표측에 취재를 마친 후 오후 2시10분께 파리바게트 측에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업체측은 계속 회신이 없다가 오후 6시가 넘어 홍보실에서 “내일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이후 SNS에서 이 문제가 서서히 알려지자 결국 바리바게트 측은 이날 오후 7시가 넘어 “감자빵의 레시피가 널리 알려져 있어 표절은 아니지만 해당 업체의 항의가 있었고 상생을 위해 좋은 뜻에서 기획한 제품인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척박한 여건에서 수년간 감사 농사와 제품 개발에 매진했는데, 한순간에 무너지는 좌절감을 느꼈지만 그나마 업체측에서 판매를 중단하기로 해 다행”이라며 “그러나 소상공인들이 개발한 조리법에 대한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peac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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