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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자고로 재밌어야 스포츠…50년째 즐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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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1호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 춘천 출신 최동철

체육기자 생활 올해로 50년째

군에서 방송출연 인연 이어져

지금까지 가장 기억남는 순간

탁구선수권 남북 단일팀 우승

체육계 폭력 등 사회문제 충고

지도자·선수 인성 중요성 강조

“스포츠는 일단 재미있어야 해요. 그래서 매 순간 최고가 되기 보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춘천 출신 최동철(78) 스포츠 전문기자는 '국내 1호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이기도 하다. 체육기자 생활을 한 지도 올해로 50년째가 됐다.

그가 아나운서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65년이다. 포항에서 해병대(병 156기) 군복무 시절, 고시 공부를 준비하던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정훈참모가 목소리가 좋았던 그에게 방송 출연 제의를 한 것. 얼떨결에 해병대 창설 기념일의 사회를 보면서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이후 월남파병 관련 방송까지 섭렵하게 됐고 기대 이상의 반응까지 얻으면서 성취감이 생겼다. 이어 연세대 졸업 직후인 1970년 TBC동양방송 공채 아나운서 7기로 입사하면서부터 방송과의 인연을 맺었다. 입사 2년 만에 스포츠로 진로를 변경했고 이때부터 체육기자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50년간의 체육기자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꼽았다. 당시 현정화와 홍차옥(이상 한국), 리분희와 유순복(이상 북한)으로 꾸려진 남북 단일팀이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여자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가 끝난 후 귀국한 현정화를 '최동철의 스포츠타임'에 초대해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구성된 단일팀 '코리아'팀의 첫 만남부터 훈련 과정, 이분희 선수와 친해졌던 과정까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공개했던 순간은 그의 자랑거리가 됐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세계청소년축구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평양으로 날아간 날을 떠올렸다. 그에게는 특명이 있었는데 바로 직전 방송에서 현정화가 리분희를 위해 쓴 편지를 전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그것. 남북 단일팀이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8강까지 오르는 쾌거 속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그는 환영식 자리에서 리분희를 극적으로 만나 소중한 편지를 전했다고 한다.

이렇게 굵직한 스포츠 현장을 수십년간 누비며 만든 인맥은 그의 자산과도 같다. 이로 인해 스포츠계에서 가장 먼저 찾는 인터뷰어로 현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한체육회장에 재선출된 이기흥 회장이 가장 먼저 찾아와 인터뷰를 했을 정도다.

최근 스포츠계를 포함,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인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좋은 지도자가 갖춰야할 자세 중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재능과 자신감도 좋지만 헌신과 배려, 소통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도 마찬가지로 감정(정신적)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j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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