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개각'

당나라 현종은 안록산을 중용했다. 한번은 현종이 안록산의 배를 보고 농담으로 “대체 그 배 속에는 무엇이 들었길래 그렇게 불룩 나왔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안록산은 “폐하에 대한 일편단심으로 가득 차 있을 따름입니다”라고 둘러댔다. 현종은 이 아부에 기분이 들떠 안록산을 나라를 지킬 대들보라 칭찬하면서 양귀비로 하여금 그를 양아들로 삼도록 권유했다. 그러나 안록산은 755년 15만 대군을 이끌고 범양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현종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도망길에 올랐다. ▼공자는 나라와 백성을 해치는 간신으로 다섯 가지 유형을 꼽았다. 첫째 마음을 반대로 먹고 있는 음험한 자, 둘째 말에 사기성이 농후한데 달변인 자, 셋째 행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고집만 센 자, 넷째 뜻은 어리석으면서 지식만 많은 자, 다섯째 비리를 저지르며 혜택만 누리는 자 등이다. 공자는 이런 자들이 군자들로 하여금 의심을 품게 하고 어리석은 자들을 잘못된 길로 빠뜨린다고 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돌파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쇄신 작업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시작으로 내각 개편 등 인적 쇄신을 위해 점진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동의 없이 장관급 인사 29명의 임명을 강행했다. 그중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포함돼 있다. ▼논어 '위정(爲政)' 편에는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백성이 복종하게 됩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곧은 사람을 들어서 쓰고 여러 굽은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이 복종하지만 굽은 사람을 들어서 쓰고 여러 곧은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이 복종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한다. 백성이 신망하는 곧은 사람을 들어 쓰면 백성들이 복종하지만, 그 반대면 민심이 돌아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 남았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용인술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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