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상처 어루만지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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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모든 어머니는 죽어서 나비가 된다던데, 이 땅의 모든 아버지는 죽어서 별이 되는 것일까.”

평창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남권 시인이 시집 ‘나비가 남긴 밥을 먹다'를 발간했다. 유년 시절 쏟아지는 달빛과 별빛을 머금고 자란 그가 ‘자연의 시인'으로서 세상을 노래한다.

작품은 어두운 밤을 지나쳐 한낮에도 여러 가지 문장으로 변주돼 빛난다. 평면적 비유나 생태적 상상을 넘어서 우주적 순환과 윤회, 환생으로 입체화되는 순간이다. 그가 ‘자연의 세례자'라는 별칭을 갖게 된 이유다.

김 시인은 시대의 상처를 반짝이는 시어로 풀어낸다. 작품 속에서 어머니의 가슴 한편에 남은 점은 오래 전에 집을 나간 아버지이자 ‘별을 녹인 흔적'으로 남고, 어머니가 별이 되던 날 밤 날아오르던 ‘나비'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김남권 시인은 “이 시집 속을 날고 있는 나비가 별의 이정표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와에세이 刊. 144쪽. 1만2,000원.

김수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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