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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자전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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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자전거. 1791년 프랑스의 귀족 '시브락'이 최초로 만들었다. 당시 자전거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나무로 제작돼 핸들과 브레이크가 없었다. 그리고 발로 땅을 밀어야 앞으로 전진할 수 있었다. 이후 1818년 독일의 카를 폰 드라이스 남작이 핸들이 달린 목마 이륜차인 '드라이지네(Draisienne)'를 발명했는데 자전거의 원조로 꼽힌다. 페달 달린 현대식 자전거가 나온 것은 1860년대 들어서다. ▼우리나라에 자전거가 언제 들어왔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1884년 12월 미 해군 랜스 데일 대위가 제물포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는 기사가 당시 외신에 소개돼 있는 만큼 그 이전에 들어왔을 것으로 보인다. 대중에게 자전거를 널리 알린 사람은 일제강점기 자전거 영웅 엄복동이었다. 1910년부터 1932년까지 크고 작은 자전거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각종 유행가 가사에 등장할 정도로 국민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춘천시가 '자전거 도시 춘천' 비전 선포문을 발표하고 춘천을 자전거 도시로 선포했다. 탄소중립 실천의 최우선 과제로 시민과 함께하는 자전거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도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행자와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도시 교통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한다. 지금은 시민들의 자전거 출퇴근율은 0.1%이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률은 14%에 불과하지만 자전거로 행복한 도시 춘천을 꿈꿔 본다.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는 “자전거를 타는 이 단순한 즐거움에 비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덴마크 국민이 삶을 만족스럽게 느끼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자전거다. 왕족이 자전거를 타고 쇼핑을 다니고 국회의원과 장관 대다수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정장 차림의 남자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나란히 자전거를 타고 와 오페라를 본다. 교통지옥도, 대기오염도 없고 몸매도 다른 서구인에 비해 훨씬 날씬하다. 덴마크 정부가 자전거 우선 정책을 강력히 펼친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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