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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북방 경제환경 변화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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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진 중국 옌볜대 객좌교수

북방은 우리나라의 유라시아대륙 진출의 거점이자 이웃 국가다. 21세기 북방은 G2의 중국,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갖춘 러시아가 있으며 이 지역은 세계자원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철도로 유럽과 연결되는 등 유라시아대륙 진출의 교두보라 할 수 있다. 최근 북방의 국가들은 양자협력보다는 다자협력체를 결성하고 경제공동체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유럽 국가 중심의 유럽연합(EU)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를 주축으로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구 소련권 5개국으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을 2015년 1월 정식 출범시켰다. 중국, 러시아, 몽골 3국은 시베리아철도를 중심으로 중국 실크로드 경제벨트, 러시아 유라시아경제연합, 몽골 초원의 길과 전략적 연계를 통한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 2016년 6월부터 중몽러경제회랑 건설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북방과 경제교류협력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 노태우 정부는 몽골, 러시아(구소련)와 수교를 시작으로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1992년 8월 중국과 수교를 맺음으로써 북방과 경제교류협력 기반을 마련하였다. 2003년 참여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공동체 건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 2017년 문재인 정부는 평화와 번영의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 신북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이고 일관성 없는 북방정책, 양자협력 위주의 사업, 시장개척형 일방향 프로젝트 추진 등으로 기대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로부터도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북방진출을 위해서는 다자협력체를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북방진출을 위해서는 새로운 다자협력체를 결성하는 것보다 기존의 다자협력체인 GTI(광역두만강개발계획)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2013년 GTI 국제박람회를 창설하고 동북아경제한류의 축제로 승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2015년 GTI관련 입법을 지원하는 등 GTI 활성화를 통한 동북아 지역 간 경제교류협력 추진에 앞장섬으로써 GTI의 평화와 번영, 공동협력 정신을 이어가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 한중러 3국은 GTI 틀 안에서 동북아경제협력 추진에 합의하는 등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는 GTI의 주도적인 참여를 통해 북방의 다자협력체와 연계한 북방진출 전략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으면 GTI 활성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기회를 잃는다는 것은 다자협력체가 대세인 북방진출에 어려움을 겪음은 물론 동북아경제협력 증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GTI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또는 적당한 시기에 회원국들에게 GTI를 차관회의체에서 총리 또는 회의체로 격상, GTI 틀 안에서 전면적 경제교류협력 시스템 구축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GTI 복귀를 선제적으로 제안함으로써 남북경협은 물론 GTI 지역 간 경제교류협력을 선도해 나가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20세기는 우리나라가 북방과 경제교류협력을 주도했지만, 21세기는 북방 국가들의 달라진 경쟁력 향상과 경제공동체 건설에 대응한 북방진출 전략을 조속히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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