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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토속 아리랑의 뿌리 ‘아라리' 정선에 분포 밀도 높고 곡조 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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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정선아리랑 전승 보전 발전 포럼

◇2021 정선아리랑 전승 보전 발전 포럼이 지난 16일 정선농협 하나로마트 2층 세미나실에서 학계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선=김남덕기자

정선아리랑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회 지정 50주년을 기념하는 ‘2021 정선아리랑 전승 보전 발전 포럼'이 지난 16일 강원도·정선군 주최, 정선아리랑문화재단, 강원일보사 주관으로 정선농협 하나로마트 2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민요인 아리랑의 뿌리와 갈래, 의미, 전승보전 방안 등 정선아리랑의 전승 보전과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신민요 아닌 토속민요 중심 논의 활발해야 ”

제1주제발표 - 최상일 전 서울우리소리박물관장

■‘아리랑의 뿌리와 갈래'=아리랑을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노래로 내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수많은 아리랑의 뿌리와 갈래를 밝히는 일이 필요하다. 아리랑을 음악적 요소와 민속학적 요소를 기준으로 분류하면 전통적으로 내려온 토속민요 아리랑과 근대 시기에 만들어진 신민요 아리랑으로 구분할 수 있다.

토속민요 아리랑 중 ‘아라리'와 ‘자진아라리' 두 곡이 뿌리에 해당한다. 아라리의 분포 지역은 강원도 전역이 중심으로 정선군 지역이 가장 분포 밀도가 높고 곡조가 세련됐다. 자진아라리는 세간에 강원도아리랑이라는 명칭으로 더 알려져 있다. 토속민요에 지명을 붙여 새로운 아리랑을 만드는 관행은 일제강점기 신민요 아리랑이 우후죽순 만들어지며 생겨났다.

근대 시기에 만들어진 신민요 아리랑이 토속민요 아리랑과 섞여 아리랑의 정체성이 흐트러지는 상황은 바람직 하지 않다. 아리랑에 관한 논의의 중심이 지금보다는 훨씬 토속민요 쪽으로 이동해 균형이 잡혀야 한다.

“아리랑은 자신을 다스리기 위한 밝은 소리”

제2주제발표 - 김세종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책임교수

■‘아리랑의 전승사적 의미와 그 정신'=아리랑의 전승사적 가치를 유네스코 등록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첫째는 아리랑의 민중성이다.

아리랑은 서민예술, 민중음악이다. 아리랑은 개개인의 희로애락을 여과 없이 표현하며 상황과 여건에 따라 가사를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다.

둘째 아리랑 노랫말의 문학성이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삶의 감정과 대화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시이고 그 시에 곡조를 붙이면 노래가 된다.

한국 음악의 노랫말 유풍은 옛날 시경의 제작이 그랬듯 채집된 민요는 민심을 살피고 정치의 잘잘못을 헤아리는 길잡이었으며 시로써 품격을 갖춘 노랫말들은 백성과 군주를 하나로 묶는 동화를 뜻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진정한 아리랑의 의미는 고요한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밝게 비춰보고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소리 높이 부르는 밝은 소리라는 뜻이 아닌가 생각한다.

“체계적 교육시스템 마련 젊은 소리꾼 양성”

제3주제발표 - 이현수 정선아리랑전승교육사

■‘시대 변화에 따른 정선아리랑의 전승보존 방안'=정선아리랑 전승과 관련, 2005년 이전까지는 토종소리꾼이 많이 건재했었기 때문에 전승교육이 없더라도 소리꾼 발굴이 가능했다.

하지만 2021년 기준 정선아리랑 보존회 연령이 60대 이상이 46명으로 30~40대는 7명에 불과하다. 젊은 인재 발굴 및 양성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정선아리랑 전수보급에 관심을 보이지만 중·고등학교는 관심이 저조해 연계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유아부터 초·중·고·대학까지 연계해 정선아리랑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악학과 진학 및 전국대회 명창부 참가를 위한 교육여건 조성, 전문가 집단으로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체제 마련은 앞으로의 과제다.

아리랑 강사들의 처우 개선도 시급한 문제다. 아리랑만 제대로 불러도 살아가는 데 경제적 어려움이 없이 잘살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

종합토론

이영식 "전국민이 아라리에 더 관심 갖는 방법 찾아야"

최명환 "민중의 희노애락 표현한 아라리 기록화 시급"

유명희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 학부모 참여 모색해야"

서정매 "누구나 즐겨 부를 수 있는 환경 조성 마련해야"

◇이영식 강원문화연구소 연구원=최상일 전 관장님의 발표 논문은 아리랑의 뿌리인 토속민요 ‘아라리’, ‘자진아라리’의 기능적 측면, 다른 노래와 교섭 그리고 노래 제목에 시·군명 붙이기 등 여러 사항에 대해 살피고 있다. 또한, 신민요 아리랑인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을 비롯해 ‘본조아리랑’ 등에 대해서도 살폈다. 여러 지역에서 전승되는 아리랑의 특징을 정리하면서 이들 노래가 ‘아라리’, ‘자진아라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고찰했다. 다른 지역주민들이 ‘아라리’에 더 관심을 갖게 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

 

◇최명환 한국박물관협회 연구원=90년대까지만 해도 정선군 인근 지역에서도 정선아라리를 부르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노랫말을 바꿔 부르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정선아라리를 부르는 현장을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현대사회에서는 아리랑이 했던 다양한 역할들을 대체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전승 가치를 지니는 아리랑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전문소리꾼이 아닌 민중들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정선아라리를 듣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민중들의 정선아라리 기록화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명희 춘천학 연구소 학예연구사=정선은 정선아리랑이라는 귀중한 문화자원이 있기 때문에 정선 지역 학교의 교육과정과 연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선 지역 학생들이 전문소리꾼이 돼 정선을 떠나지 않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현수 교육사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리랑만 제대로 불러도 경제적 어려움 없어야 한다’는 제안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역기능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또한, 현장에 있는 교사분들은 정선아리랑 수업에 대해 학부모들의 부정적 반응으로 수업 진행이 어렵다고 토로했었다.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방안이 필요하고 정선군 공무원들에게 아리랑 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정매 동국대 한국음악과 외래교수=정선 내 전수교육의 3년간 현황을 살펴보면 어린이집, 유치원, 중·고등학교에서는 관심이 저조했지만 다행히 초등학교에서는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19곳 중 2019년에는 10곳, 2020년에는 13곳에서 전수교육이 이뤄졌다. 물론 19곳 전체에 교육이 시행되면 좋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과반 이상의 초등학교에서 교육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정선아리랑에 대한 위상과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아리랑을 조금이라도 부를 수 있는 여건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로당 등을 비롯해 정선군민들이 정선아리랑을 즐겨 부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전종남 정선아리랑 문화재단 이사장=아리랑의 소리는 정선군민만의 소리가 아니다. 한류 이전의 소리가 아리랑의 소리다. 일제강점기에 억압을 피해 고국을 떠난 사람들이 땅문서가 아닌 가슴 속에 아리랑의 소리를 가져갔다. 이 분들은 힘들 때마다 민족끼리 모여 아리랑을 부르면서 고국의 향수를 달랬다. 또한, 외국인들이 한류로 한국어를 많이 배우고 있다. 아리랑은 지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의 한류 흐름에 편승해 세계인이 함께 부를 소리로 아리랑을 발전시켜야 한다.

정선=전명록·권순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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