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감정을 녹여 ‘슬픔'에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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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신춘문예 당선 장시우

60여편 작품 묶어 시집 출간

미세한 기척을 수집해 매혹적인 진술로 풀어내는 시인이 돌아왔다.

2003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한 장시우 작가가 시집 ‘이제 우산이 필요할 것 같아'를 출간했다. 더욱 원숙해진 능력으로 고요한 슬픔을 노래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래된 포옹처럼', ‘눈을 감으면 더 환해지는', ‘너를 묻기 위한 인연'‘먼 꿈' 등 4부로 이뤄진 책은 60여편의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세계를 꺼내놓는다. 장 시인은 소리에 감정을 녹여 ‘슬픔'에 도달한다. 한때는 말이었던 것들이 ‘장시우'라는 정류장을 거쳐 시어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그는 무수한 틈을 채우는 빛과 어둠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능력을 지녔다. 귓가를 맴도는 타인의 기척 속에서 쓸쓸함과 따뜻함 모두를 읽어낼 수 있는 이유다. 작품들 또한 처음부터 목적지를 잃어버린 방랑자와 같이 정처 없이 배회를 이어 가는가 하면 ‘자신의 달'을 찾아가려는 충동이 느껴진 듯 빛나는 소리를 뱉어낸다.

장시우 시인은 “흐르거나 고이는 시간에 머물며 먼 꿈을 걸었다”며 “지나온 발자국이 세상에 없는 노래가 되고 잘 익은 그림자로 날아오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시집 ‘섬강에서'를 비롯해 문화기록자로서의 기록을 담은 책 ‘원주 ABC?', ‘예술가의 열두 발자국' 등을 펴냈다. 걷는사람 刊. 144쪽. 1만원.

김수빈기자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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