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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장애인고용 위해 지역사회 함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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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강원지사장

10여년 전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이 나오는 ‘이장과 군수'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어린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던 시골 노총각 ‘춘삼'과 만년 부반장만 하던 ‘대규'가 20년의 세월이 흐른 이후 ‘이장'과 ‘군수'라는 뒤바뀐 운명으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춘삼의 자격지심과 지역 토호세력의 이간질로 서로 대립하던 두 친구가 결국에는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으로 기억된다.

내용은 다르지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강원지사는 지금 지역 군수님과 면장님, 이장님을 만나느라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역 군수님들을 만나 지역이 넓고 장애인을 고용할 사업장이 적은 강원도의 사정을 설명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군 단위 지역에 최소 1개 이상의 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을 만들어 달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하게도 공단과 함께 지역 내 장애인 표준사업장 등 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을 설립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 고용은 이러한 정책 결정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때 우리 강원도의 면장님과 이장님들의 힘이 발휘된다.

양양군과 함께 해양심층수사업을 기반으로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기업이 장애인 채용을 결정한 상황에서 양양군 현남면까지 출퇴근할 수 있는 장애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간 양양군 현남면장님과 지역 이장님은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근로지원인 선임, 그리고 장애인들이 출퇴근할 수 있는 교통편 마련 등 장애인 고용을 위한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주셨다. 그 덕에 현재 해당 해양심층수업체는 10여명의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3년 전 필자가 강원지사에 발령을 받자 주위에서는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하나는 경치 좋은 곳에서 근무하게 돼 축하한다는 이야기였고, 또 다른 하나는 ‘그곳에 장애인들을 고용할 기업이 있어!' 하는 우려 섞인 인사였다. 하지만 지역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위치에서 지역사회와 지역의 장애인들을 위해 최선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군수님, 면장님, 이장님이 있는 한 강원도의 장애인 고용은 잘 진행되리라 믿는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양양군, 고성군, 횡성군, 인제군, 화천군, 양구군 등 강원도 내 18개 시·군에서도 고용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을 설립하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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