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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초당적 협치와 소규조수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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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우 상지대 총장 강원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

지방자치의 발전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초석이며 지방선거는 지역 주민의 삶과 미래에 직결되는 일꾼을 뽑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직선제 개헌 이후 보수와 진보 진영이 10년씩 번갈아 집권했던 ‘10년 주기론'을 깨고 불과 0.7%포인트 차이의 최소 득표 차로 5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난 대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변화가 지방자치 권력 구도에 어떻게 투영될지 상당한 관심이 집중된 선거였다.

지역 곳곳을 누비며 쉼 없이 달려온 당선자에게는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낙선자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몇 가지 필자의 바람을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강원특별자치도의 성공적 출범을 위한 초당적 협치를 기대한다.

그동안 강원도는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으로 평가받고도 전 세계 유일의 분단도라는 지리적 특성과 중첩된 각종 규제에 묶여 늘 소외되고 홀대받아 왔다. 지난해 10월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지방 소멸 위기 지역 현황과 향후 과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도 전체 18개 시·군 중 춘천과 원주 2곳은 ‘소멸 위험 주의 단계', 나머지 16개 지역은 ‘소멸 위험 진입 단계'로 소멸 위험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89%에 이를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다행히도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통과되면서 새로운 법적 지위를 받아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 각종 규제 완화와 대폭적인 권한을 이양받게 되고,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에 별도의 계정이 신설되면서 연간 수조원의 재정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재까지는 포괄적 지위를 인정받은 것일 뿐 구체적인 권한, 지원 규모, 산업 특례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으므로 중앙정부와의 협력과 초당적 협치, 지자체 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소규조수(蕭規曹隨)'의 지혜와 리더십을 기대한다.

중국 한나라의 고조 유방의 부하였던 소하(蕭何)와 조참(曹參)은 유방이 거병하자 초한(楚漢) 전쟁에서 승리했고 소하는 승상의 자리에, 조참은 한직으로 밀려나게 된다. 당시 논공행상에서 밀려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되고 갈등이 깊어졌지만 소하가 사망하자 후계자로 조참을 천거하고 조참은 승상이 된 후 소하가 제정한 법령과 제도를 승계해 번영을 이뤄낸 일화를 소규조수라 한다.

이념과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새로운 권력이 취임하면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모든 것을 새로이 하려는 경향이 있다. 무조건 바꾸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가치와 필요성이 인정되면 계승·유지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래야 정책 집행의 예측 가능성을 제시하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도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주민들이 혼란스럽지 않고 편안해질 수 있다.

선거기간 불거진 분열과 갈등은 주민 화합과 지역의 미래 발전을 위한 화해와 통합으로 승화시켜 강원특별자치도로 새로이 출발하는 설렘과 변화를 희망하는 도민들의 염원에 부응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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