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응급질환과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이해

서정열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교수

응급의학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로 근무한 지도 10년이 지났지만 계절이나 연휴 등을 제대로 느껴보기는 힘들다.

연휴, 명절 등은 대부분 휴일이기에 진료를 보는 병원이나 보건소가 극히 제한돼 있어 몸이 아프게 되면 지역 응급의료기관에 대거 몰리기 때문이다. 응급이라는 단어는 사전적 정의로는 '급한 정황에 대처함'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의 응급의료센터는 위급하게 발생한 우리 몸의 질환에 대해 신속·정확하게 대처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응급실을 365일 24시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지정하고 운영하고 있는 이유다.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나 보호자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내원하는 순간 모두가 응급상황에 놓인 환자다. 하지만 의사로서 보다 전문적으로 환자를 분류한다면 사실 응급실에 내원하는 환자의 60% 이상이 비응급환자다.

대부분 가벼운 복통과 두통 그리고 감기 등으로, 질환에 대해 아픔을 호소하지만 이런 가벼운 질환들로 응급실을 내원하다 보면, 국가에서 정한 '한국형 응급실 중증도 분류체계(KTAS)'에 따라 비응급질환으로 분류돼 응급질환 환자에 비해 본인 부담률이 높기 때문에 응급질환 환자보다 더 많은 지출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되도록 가벼운 질환이면 정규 진료시간을 통해 진료 보는 것을 응급의학 의사로서 권한다.

하지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는 급성 의식장애나 급성 신경학적 이상, 구토·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있는 머리부위 손상,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증상, 급성 호흡곤란, 심장질환으로 인한 급성 흉통, 지혈이 안 되는 출혈, 급성 위장관 출혈, 화학 물질에 의한 눈의 손상, 얼굴 부종을 동반한 알레르기 반응, 소아 경련성 장애 등은 잠시도 망설이지 말고 가까운 응급실을 빨리 내원해야 한다.

강원도는 지리적·환경적 요소들로 인해 의료 사각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응급의료의 필요성이 더욱더 부각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춘천권 권역응급의료센터가 본원에 개소함에 따라 강원도 전역에 3곳(춘천권, 원주권, 영동권)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생겼다. 이로써 강원도 전역에서 발생되는 중증응급질환에 대한 골든타임 확보가 용이해졌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환자 전용 병실·수술실·중환자실 등을 갖춰 중증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 국가에서 지정한 최상위 응급의료기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응급환자에 대한 전문의 진료가 필수적으로 이뤄지며, 응급의학과 전담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 등 의료진 확충으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중증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선별 진료소 및 음압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재난 발생 시 재난거점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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