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칼럼]치료만으로도 힘든데…서울로 가야만 하는 소아암 환우들

전문의 칼럼 윤종형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매년 2월15일은 '세계 소아암의 날'이다. 2001년에 제정된 이날은 전 세계에서 소아암으로 진단받아 힘겹게 암과 싸우고 있는 수많은 어린이에게 용기를 주고, 그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개선과 지원, 사회적 관심을 고취시키는 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많은 관련 행사가 열리며, 소아암 관련 단체들과 환우회 및 소아암 부모모임 등이 이날의 행사에 참여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다.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매년 발간하는 국가암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마다 약 1,100~1,200명의 소아암 환자가 발생한다.

강원도에서도 해마다 30명가량의 어린이가 새로이 백혈병 및 소아암으로 진단 받는다. 의학의 발전과 치료 기법의 개선으로 인해 소아암의 치료 성적은 비약적으로 향상됐으며, 최근에는 약 70~75%의 소아암 환아들이 암을 이겨내고 완치 판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러한 소아암으로 진단되면 치료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소아암은 그 숫자는 성인에 비해 매우 적지만 성인의 암과 완전히 구별되는 질환이며 치료 과정과 예후 등에 있어서 차이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소아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소아암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서 체계적으로 치료 및 관리를 받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강원도에는 소아암 전문가에 의해 소아암 치료 및 지지요법이 가능한 병원이 매우 극소수이며 이 또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많은 도내 소아암 어린이가 정확한 진단과 항암치료를 위해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먼 길을 다니고 있는 실정이며, 항암치료 자체뿐만 아니라 치료 중 발생하는 여러 가지 작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번번이 먼 길을 가야 한다는 문제점을 동반하게 된다.

소아암과 그 치료만으로도 힘겨운 싸움인데 치료 과정에서 시간과 거리라는 장애물까지 함께 떠안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전국 각 지역에는 지역에서 소아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점병원'들이 있지만 강원도는 넒은 면적에 비해 인구가 적은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 구축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역 내 소아암 환아들의 치료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 구축과 네트워크 확립 등을 통해 도내의 소아암 환아들이 가까운 곳에서 보다 편하게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구축되기를 바라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역의 소아암 어린이들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가져주시기를 기원하는 바다.

아울러 이러한 의미 있는 날이 더욱 널리 알려져 많은 이가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게 됐으면 한다. 모든 소아암 환우의 쾌유를 빌고 그들과 그 가족들을 언제나 응원한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