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독한 전염력' 장염 여름보다 겨울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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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형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흔히 장염은 여름에 더 흔한 질병이라고 알고 있는 분이 많은데 여름에 흔한 장염은 비위생적인 물이나 오염된 음식 등을 먹는 과정에서 그 속의 균이나 균에 의한 독소를 섭취해 발생하는 소위 '세균성 장염'이다. 흔히 알려진 '식중독'이나 '비브리오 패혈증', '장티푸스' 등이 여기 해당하고 주로 성인이나 청소년 연령에서 더 흔한 것이 특징으로 흔히 '음식 매개 장염' 혹은 물과 연관된다 해 '수인성 장염'이라 부른다.

반대로 겨울 장염은 대개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음식이나 물을 통한 전파는 드물고 감염된 어린이의 대변이나 접촉한 손, 감염된 어린이가 입에 넣었거나 만진 학용품이나 장난감 등을 매개로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여름 장염에 비해 전염력이 더 높고 전염 방식은 감기와 비슷하다. 소아에서 여름철 세균성 장염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겨울에는 실내 생활이 많아 실내에서 사람간 접촉도 흔해 더욱 쉽게 전염되는 경향이 있고 집단 보육의 보편화 등으로 인해 전염이 더욱 쉽게 확산될 수 있어 그 빈도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 역시 겨울철 바이러스 장염을 '장이 걸리는 감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러한 겨울 장염의 대표적인 원인이 언론에서도 많이 소개되는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이다. 말한 바와 같이 겨울 장염은 대개 바이러스성이므로 전반적인 증상 정도는 여름의 세균성 장염보다는 덜하지만 세균성 장염이 고열과 심한 복통, 설사 혹은 혈변을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라면 겨울의 유행성 장염은 대개 발열과 심한 구토를 주 증상으로 호소한다.

겨울철 바이러스 장염은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한데 서술한 바와 같이 감염자의 손이나 입, 대변을 통해 전염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감염자 본인 및 접촉하는 주변 사람들이 손을 잘 씻는 일이라고 하겠다. 또한 감염된 어린이는 식기나 세면도구 등을 단기간 따로 쓰는 것도 전염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유아의 경우 로타바이러스 접종을 잘 맞히는 것은 발병 자체도 줄일 수 있고 이미 발병한 경우에도 증상의 심한 정도를 줄일 수 있어 가장 중요한 예방 중 하나라고 하겠다. 안타깝게도 아직 노로바이러스는 예방접종이 개발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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