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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원대 채용특혜 논란 명예교수 아들 이번엔 ‘비전공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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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강원일보DB

대학측 산업디자인 교수 퇴직후 ‘산디 전공자만 지원' 명시 공고

명예교수 아들 ‘인터랙션 디자인' 석·박사 … 시각디자인 가까워

채용 서류심사서 산디 전공 경쟁자들 제치고 최우수 서류 통과

심사위원 “산디 교수 2명 공석이라 지원자 분야 폭 넓게 봐”

대학측 “전공 판단 심사위원 몫 … 점수표상 문제점 파악 못해”

속보=강원대 디자인학과에서 불거진 명예교수 아들의 교수 채용 특혜 논란(본보 지난 5·13·21일자 4·5면 보도)과 관련, 이번에는 최종 합격한 명예교수의 아들이 초빙분야를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서류심사를 최우수 성적으로 통과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강원대에 따르면 디자인학과는 ‘산업·시각·영상' 등 3개 분야를 세부전공으로 두고 있고, 산업디자인 담당 교수가 퇴직해 결원이 발생하자 지난해 10월 ‘산업디자인(인더스트리얼)'을 초빙분야로 공고했다. 또 산업디자인 전공자만 지원 가능하고 이 분야에 관한 실적만 점수를 부여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명예교수의 아들 A씨는 호주 모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이 아닌 ‘멀티미디어 및 디지털아트' 학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에서 ‘인터랙션(상호작용) 디자인'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랙션 디자인은 UX·UI디자인으로 통용되고 휴대폰 앱 디자인 등이 대표적 접목 사례로 꼽힌다. 업계 종사자들은 해당 분야가 제품의 외형을 설계하는 산업디자인보다는 시각디자인에 가깝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원대 디자인학과에서도 그동안 시각디자인 담당 교수가 UX·UI디자인 과목을 맡아 왔다. 

더욱이 A씨의 석사학위 논문도 자신이 창작한 전시물의 의미를 분석하는 내용으로, 제품 상용화 등에 목적을 둔 산업디자인과는 연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아버지가 소속돼 있는 학회 학술지에 잇따라 실려 ‘스펙 쌓아주기' 논란을 빚은 A씨의 논문 7편도 그라피티(길거리벽화), 정부 상징물 등 시각디자인으로 주제가 한정됐다. A씨가 스스로 밝힌 국내 공모전 수상작들도 모두 시각디자인 부문으로, 일부는 강원대 디자인학과 현직 교수와 공동 출품해 받은 것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A씨는 교수 채용 과정에서 연구논문 등을 평가받는 기초심사는 1위, 전공 일치도 등을 따지는 전공심사는 2위를 기록하며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우수 성적으로 서류 심사를 통과했다. 

이와 관련, 디자인학과에서는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교수 채용 심사에 참여한 한 교수는 “A씨가 UX·UI디자인의 경험이 풍부했고 이 분야가 학생 취업이 많지만 전공한 교수가 없어 A씨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며 “산업디자인 교수가 2명이 공석이라 이번에는 지원자의 분야를 폭넓게 봤다”고 말했다. 강원대 교무처 관계자는 “평가 과정에서의 전공 판단은 심사를 맡은 교수 몫이고 점수표를 통해서는 문제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윤호·권순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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