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우한 폐렴 의심신고 속출하는데 환자분류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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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보건당국-병원간 의심환자 명확한 기준 없어 혼란 가중

질병관리본부·시군 보건소 정보 통제…시민 불안감 호소

속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 의심환자와 접촉자가 확산(본보 28일자 1·18면 보도)되고 있으나 의심환자 분류와 관련해 기관별 혼선이 빚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병원 간 '의심환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8일 하루동안 강원도 내 의료기관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전염병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5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강원대병원은 이날 낮 12시30분께 의심환자 3명이 병원 응급센터를 방문했다고 공개했고, 한림대병원에도 1명을 의심환자로 분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에서는 1명이 지역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강릉으로 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환자로 발표된 것은 동해 1명뿐이었다. 이 환자는 현재 국가지정 음압병원이 있는 강릉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의심환자가 5명에서 1명으로 줄어든 것은 병원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환자들에 대한 신병이 춘천시보건소와 도 보건당국에 통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병원 자체적인 기준으로 의심환자라고 판단해 (인원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원대병원 측에서는 “(의심환자가)내원한 사실은 맞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에는 강릉의료원에 중국을 다녀온 뒤 감기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내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강릉에서는 '의심환자가 접수됐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혼란은 질병관리본부와 각 시·군보건소가 현재 지역별 확진·의심환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은 어느 지역에 의심환자가 몇 명인지조차 알지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질병관리본부와 도 보건당국은 의심환자와 관련한 소통창구를 일원화하고 시·군 보건소와 산하기관에 개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등 오히려 통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을 향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실제 강원일보에는 “우리 동네에 의심환자가 있는지 없는지 알아봐 달라”, “강원도 내 상황이 어떠냐”는 등의 문의가 이어졌다.

주영기 한림대 미디어스쿨 학장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개해야 하는 정보의 범위를 정하고 부처 간 소통 매뉴얼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불안감을 부추길뿐 아니라 정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질병관리본부 차원에서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되 언론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시민사회의 협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7일 원주와 춘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2명은 모두 음성으로 판명돼 28일 관련자들이 모두 귀가했다. 현재 동해 의심환자는 중국 대림지역을 여행한 뒤 귀국한 60대 여성으로 폐렴 소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 여부는 29일 오전 6시께 나올 전망이다.

황만진·박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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