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영서지역 물폭탄]“5년간 키워온 인삼 한순간에 물에 잠겨”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르포-물폭탄 맞은 영서북부지역

◇폭우로 인해 춘천시 서면 당림리의 한 인삼밭이 완전히 잠겨 버렸다.

수확기 맞은 농작물 피해 확산

도내 농경지 41.8㏊ 침수 피해

“30년 농사를 지으면서 이렇게 쏟아지는 폭우는 처음 봅니다.”

춘천시 서면 당림리에서 인삼농사를 하고 있는 변상수(64)씨는 최근 며칠 새 쏟아진 폭우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2,000㎡가량의 밭에서 5년간 키워 온 인삼들이 하루아침에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아침 인삼밭은 이미 물로 가득 차 있었고 4일에도 비가 이어지면서 빗물은 빠지지 않았다.

변씨는 “내년이면 6년근이 돼 생산의 기대에 부풀었었는데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버렸다”고 했다. 그는 “인삼은 한 번 침수되면 사실상 끝”이라며 “이미 인삼 위에 덮은 볏짚도 다 젖어버렸고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오면 전부 썩어버릴 것”이라고 허탈해했다.

춘천시 서면 신매리 밭들도 침수피해를 입었다. 4일 찾은 신매리 밭에서는 감자들이 드러나 나뒹굴고 있었다. 넓다란 논에서 자라고 있는 벼와 밭에서 자라고 있는 가지도 모두 물에 잠겼다.

영서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농작물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철원에서 농사를 짓는 김동일(57)씨는 “토사가 밀려 내려오면서 돌멩이가 배수로를 막아 논밭이 침수되고 깨 등 노지에서 키우는 작물이 크게 망가졌다”며 “지대가 낮은 지역은 이미 심한 침수피해를 입어 작물을 되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농가에 대한 조사 및 재해 복구를 서두를 계획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예년보다 길어진 장마에 집중호우가 더해져 시설채소 등 수확기를 맞은 농가 피해가 크다”며 “피해농가에 대해 신속히 조사를 실시하고 재해복구비 및 재해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4일까지 내린 비로 강원도 내에서는 농경지 41.8㏊가 물에 잠겼으며 축사 4개소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지역별로는 춘천이 17.9㏊로 가장 많았고 영월이 16.7㏊로 뒤를 이었다.

권순찬·박서화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