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총선
총선
총선

사회일반

방역일선 영웅들 눈물의 장기병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강릉시보건소 “사명감으로 버텼는데…”

사진=강원일보 DB

1년이상 하루도 못쉬다 몸·마음에 큰 상처

몸살로 찾은 병원서 정밀검사 통보 날벼락

김한근 시장 “고통 함께 극복하자” 격려글

“코로나19가 터진 뒤 단 하루도 마음놓고 쉬지 못했어요. 직원들 모두 책임감을 넘어 사명감으로 버텼는데 장기병가자가 잇따라 발생하니 마음만 아플 뿐이죠.” 강광구 강릉시보건소 질병예방과장은 같이 일하던 직원들이 몸과 마음의 병으로 잇따라 장기병가를 신청하는 직원들이 늘자 자신의 일처럼 걱정하고 아파했다.

■1년째 새벽 출근, 자정 퇴근=공무원 A씨는 2020년 초 강릉에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년을 넘게 감염 관련 부서의 핵심요원으로 활약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주말도 없이 근무하러 나와야 했다. 새벽에 출근했다 자정이 넘어 퇴근하면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사명감으로 임했던 업무도 어느새 1년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몸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직감했다. 사명감으로, 스스로 괜찮다고 버텼지만 이미 몸과 마음에는 깊은 병이 들어 버렸다.

■몸에 오는 이상신호=지난 6개월 동안 추위와 더위를 이겨가며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한 B씨에게 있어서 밤낮의 구분이 없어진 것은 오래됐다. 하루 100여명 검사하는 것은 보통이었다. 강릉에서 확진자가 쏟아졌을 때에는 주민들이 몰려 검사자 인원 수를 세기도 버거웠다. 그렇다보니 주말·휴일도 없이 출근해야 했다. 온몸에 피로가 쌓인 그에게 몸은 이상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단순히 몸살이라 생각하고 병원에 갔지만 돌아온 대답은 큰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결국 서울 대형병원에 예약을 하고 병가를 내기로 했다.

■눈물의 장기병가 신청=코로나19 발생 이후 강릉시보건소 직원 3명이 몸과 마음의 병으로 장기병가에 들어갔다. 어린 자녀들을 집에 두고 매일 자정이 넘도록, 역학조사 대상자의 입에 담기 힘든 거친 욕설을 참아가며 1년 넘게 사명감으로, 책임감으로 버텨 왔던 동료들이기에 동고동락한 직원들은 그들의 병가를 이해했다. 그러면서도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실제 강릉은 지난 한주에만 1만5,000여명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했다. 하루 평균 1,500여명. 어떤 날은 2,600여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힘들어 남몰래 눈물을 흘린 날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따뜻한 말, 격려라도 해달라”=보건소 직원들의 병가 소식을 들은 김한근 강릉시장은 내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일하면서 겪게 되는 힘든 상황들을 혼자 안고 가면 마음에 병이 되니 동료나 부서장 등과 함께 짐을 나눌 수 있도록 말씀해 달라”고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민분들의 인내와 의료진 및 공무원 등의 희생으로 지금까지 잘 이겨내 왔듯이, 마지막 남은 이 고비를 함께 극복해 가자”고 글을 마무리했다.

강릉=조상원기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