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독자의 눈]평창동계올림픽과 조선왕조실록

우강호 평창군번영회장

제22회 소치동계올림픽이 며칠 있으면 개막된다. 이전의 모든 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소치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러시아는 총력을 기울여 세계인에게 러시아 문화의 정수를 소개하려 노력할 것이다. 단순한 스포츠 축제를 뛰어넘어 세계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문화올림픽을 지향하고 있는 평창으로서는 소치동계올림픽 기간 소치를 반면교사로 삼아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독창적인 문화상품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한국의 전통, 음식문화, 예술, 유적 등 수준 높은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으로 세계인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차근차근 철저히 해 나가야 한다.

그중에서도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고리이며 미래를 열어주는 값진 자산이자 민족의 혼과 얼이 담긴 귀중한 유산인 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은 매우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마침 평창은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조실록을 보존해 온 기록문화유산의 고장이기도 하다. 이런 특수성을 활용해 세계인의 보물 조선왕조실록을 동계올림픽 대표 문화상품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세계인에게 그 탁월함을 인정받고 있는 훈민정음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동계올림픽 엠블럼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게 된 것처럼 평창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모셔졌던 조선왕조실록의 약탈과 환국 과정, 그리고 실록속의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소재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일이야말로 문화 올림픽을 위한 첩경이자 세계인의 가슴속에 유네스코의 협약 및 권고사항이기도 한 약탈문화재의 제자리 찾기 교훈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또 하나의 문화올림픽 캠페인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선왕조실록이 제자리인 오대산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일본으로 약탈된 지 100여년 만에 민간 중심의 환수노력으로 2006년 7월 환국하여 7년이 넘은 지금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조선왕조실록과 이후 환국한 조선왕실의궤는 반드시 원래 그 자리인 오대산의 품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원래의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찬란한 기록문화유산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찾는 세계인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잊는 문화유산 본연의 역할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아직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7만4,400여점의 위대한 문화유산에 대한 환수노력에 힘을 더하기 위해서라도 어렵게 돌아온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의궤의 제자리 찾기를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제자리에 있을 때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인류의 보물 문화유산에 숨결을 불어넣고 국민생활 속에 향유기회를 높이는, 세계의 모범이 되는 수준 높은 문화재 정책으로 문화 올림픽의 완성을 만들어가야 하는 책임이 문화재청에 있다. 21세기 문화의 시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세계인에 소개하여 문화유산에 가치를 더하는 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다. 문화 올림픽의 시작은 문화유산의 제자리 찾기에서 시작된다.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실의궤의 제자리 찾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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