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폭우 때마다 대형 재난사고를 겪은 아픈 기억이 있다. 도내에는 강(江)과 그 지류 천(川)이 만나는 합수지역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많은 편이다. 스마트폰에서 지도의 창을 열고 찾아보면 합수지점이 Y자 형태가 많지만, ㅅ자 형태의 역류 합수나 ㅏ자 형태의 직각의 합수도 꽤 있다. 평상시는 문제가 없지만 상류지역에 폭우가 내려 유수량이 늘면 ㅅ자, 혹은 ㅏ자 형태의 합수지점에는 강물의 유속을 저해하는 개천물이 작용하여 합수지점 상류 쪽으로 일시적 범람현상이 생긴다. 이 글은 국토관리청에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동시에 민원도 겸한다.
홍천군 남면 용수리와 남노일리 경계에 홍천강과 양덕원천이 만나는 합수지점이 있다. 이 지점을 지나는 도로(남노일로) 1km 정도는 아스팔트가 아니라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다. 침수가 되면 아스팔트는 유지 성분이 있어 들뜨고 유실되기 때문인 것 같다. 홍천군 일대에 호우경보가 내린 다음 날은 어김없이 도로가 통제된다. 양덕원 장날을 기다리던 주민들도 시내버스가 끊기니 포기해야 한다. 학생들의 등교나 승용차 출입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합수지역 범람으로 인한 피해는 통행의 불편뿐만 아니라 시멘트포장 곳곳이 파손되고, 강 건너 제방을 쌓은 석축도 부력에 의해 힘없이 무너진다. 이곳을 주관하는 지방국토관리청도 결국 예산을 낭비한 셈이 된다. 연례행사처럼 필자도 집에 못 가 몇 번인가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이곳 ㅏ자 형태의 합수지점을 Y자 형태로 변형하여 물의 흐름을 부드럽게 유도하자는 것이다. 개천하구의 지번(地番)을 보면 구거(하천부지)가 꽤 넓다. 이를 활용하는 합수지점 개선방안이다. 강과 만나는 개천의 하구(합수지점) 한 변은 강의 상류 쪽이고 다른 한 변은 하류 쪽이다. 하류 쪽 구거에 덧 파기 작업과 콘크리트 벽을 설치하여 물길을 Y자로 유도한다. 강의 상류 쪽 개천 변에는 ▼모양의 합수 코지(곶) 시설을 한다. 물론 합수지점 50m 전부터 꼬리가 긴 삼각형 모양의 합수 코지가 필요하다. 유수량을 계산하여 기존 도로보다 높은 수준의 방파 역할도 겸할 필요가 있다. 해당기관에서는 연구용역을 주어 이곳 말고도 다양한 합수지점에 응용할 수 있는 표준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환언하면 두 물길이 만나는 지점을 Y자 형태로 바꾸어 부드럽게 물길을 돌리고 유속에 가속도를 붙이자는 제안이다. 평소 ▼모양의 합수 코지는 낚시터 혹은 관광전망대로 활용할 수 있다.
토목공사 예산 확보는 합수지점 건너편에 무너진 제방을 보수하는 데 드는 2~3년간 공사비면 충분하다. 필자의 제안대로 합수지점에 강물이 범람하지 않으면 제방시설도 훼손되지 않는다. 연례행사처럼 맞는 피해가 없다면 예산 낭비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농촌 주민들이 폭우와 관련된 피해를 자연재해로 수용한다는 점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라 하더라도 현대 과학기술의 시각에서 보면 미리 방지할 수 있는 치수(治水)의 문제이며 또 다른 면에서 보면 관계 공무원의 해태에서 온 인재라 할 수 있다. 도내에는 이와 유사한 합수지점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이 일은 지방국토관리청의 관련 업무지만 주민들이 판단하고 결속하여 민원을 제기하기엔 너무나 어렵고 난해한 사업이다. 이에 대한 답은 지자체가 나서서 문제의 합수지점을 살피고 주민의 가려운 곳을 찾아 관련 기관에 요청하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