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춘천의 미래, 레고랜드

김진태 국회의원

지난주 문화재위원회에서 레고랜드 사업을 승인해 줬다. 이제 다음 달이면 첫 삽을 뜰 수 있게 됐다. 돌이켜 보면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지난해엔 어렵사리 레고랜드 본사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는데도 막상 그곳까지 가기 위한 다리를 건설하기가 힘들었다. 왜냐하면 지난 연말까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 정부에서 국비를 내주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레고랜드는 중도라는 섬에 들어설 것인데 배를 타고 놀이공원에 갈 수는 없었다. 레고랜드사는 교량이 건설되지 않으면 본계약을 해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갖은 노력 끝에 2013년 12월31일 밤을 꼬박 새운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예산에도 없던 설계비 30억원을 포함시켰다. 아슬아슬했던 순간이다.

그 후 사업이 순탄할 줄 알았더니 이번엔 선사 시대 문화재가 대량 출토됐다. 이쯤 되면 민간사업 같았으면 더 이상 공사를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진입교량 연차예산으로 149억원을 확보했으나 예산부처에서는 내심 사업이 중단될 것을 예상하고 예산을 회수할 움직임을 보였다. 지역 국회의원이 책임지겠다고 우겨 붙잡아 놓긴 했으나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예산이 회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춘천시민의 열화 같은 성원으로 문화재위원회도 보존만을 고집하지 않고 상생(相生)의 손을 들어줬다. 이순신 장군도 명량해전에서 이긴 다음 하늘의 도우심(天幸)이 있었다고 난중일기에 썼다. 이번 일도 곱이곱이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시민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젠 레고랜드를 어떻게 성공시키느냐 하는 문제만 남았다. 이건 춘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에도, 일본에도 없는 전(全) 지구적 테마파크가 바로 우리 춘천에 들어서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문제다. 꼭 성공시켜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장 관광객 200만명, 일자리 1만 개 증가가 예상된다. 2012년에 문을 연 말레이시아 레고랜드도 작년 방문객만 200만명이었다고 한다.

레고의 인기가 시들해져서 사양산업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레고는 스토리와 결부시켜 전 세계 아이들의 상상력에 호소하여 지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여기에 호반의 도시 춘천의 이미지, 선사시대 고인돌 이미지를 결합하면 멋진 스토리텔링이 가능할 것이다. 아이들이 가보고 싶어 졸라대면 어른들은 방법이 없을 것이다.

자칫하면 손님은 휑하니 왔다 가버리고 쓰레기만 쌓인다고? 그렇지 않게 하면 된다. 용인 에버랜드에 왔다가 용인을 탐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춘천 레고랜드는 다를 것이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닭갈비, 막국수 등 풍부한 먹거리에 마임, 인형극, 애니메이션, 국제연극, 고음악 등 축제 소프트웨어도 다양하다. 김유정마을, 서면 박사마을의 스토리텔링도 있다. 레고랜드는 외국기업의 투자로 이루어진다. 철저히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할 것이다. 그것을 춘천의, 아니 대한민국의 상징으로 만드는 것은 고스란히 우리 몫이다. 입안 단계에서부터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주한미군 반환부지 캠프페이지와도 연계돼야 한다. 캠프페이지는 철저히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춘천역에 내려 도심 쪽을 보면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아름드리 나무가 우거진 숲이 펼쳐지고 돌아서면 멋진 다리를 지나 꿈과 낭만이 가득찬 세계적 놀이공원이 펼쳐진 그런 춘천! 이제 조금만 기다려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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