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초점]3D산업 변화의 바람

김영래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 반도체표면처리과 교수

도금산업은 6·25전쟁 이후 근대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대표적인 3D산업의 대명사로 인식돼 왔다. 그 이유는 환경요인뿐만 아니라 도금업체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근무조건이 열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도를 전후로 도금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다. 도금업체에 대한 규제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업체 대표 스스로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해 온 덕분이다. 요즘 업체들을 방문하다 보면 약품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곳도 많다. 또한 도금업체에서 기본으로 착용하던 앞치마, 고무장화, 고무장갑 등을 사용하지 않고 슬리퍼에 반팔 차림으로 근무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그만큼 배기시설에 신경을 쓰고 안전장치를 구축해 위험 요소를 최소화시켰다는 뜻이리라.

표면처리 업체들의 집적화도 근무환경 개선에 획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인천 검단산업단지의 요진코아텍이 그것이다. 수질, 대기 등의 환경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한 이 대규모 건물에 올봄부터 표면처리 200개 이상 업체가 입주하기 시작했다. 요진코아텍은 표면처리 업체의 환경과 근무여건을 개선한 상징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춘천과 가까운 경기도 양주에서도 도금 집적화가 진행되고 있다. 양주시가 은남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이래 2018년까지 준공돼 그동안 경기 남북부지역에 흩어져 있던 30개 이상의 도금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강원도 내에 표면처리 관련업체는 20개에 불과하다. 한국폴리텍대학 춘천캠퍼스는 1974년에 반도체표면처리과를 개설했는데 인근에 관련 업체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만약 은남 도금단지가 계획대로 조성된다면 반도체표면처리과에서도 업체들과의 교류를 더욱 활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표면처리과는 희망이 있다. 정부에서 표면처리를 6대 뿌리산업으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표면처리기술은 최첨단 기술을 뒷받침하기 위해 결코 뒤처져서는 안 되는 기술이다. 지난 14일 제52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원자력연구원의 김현길 박사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3D 레이저 프린터용 핵심 장치와 이를 활용한 표면처리 기술은 4차 산업의 한 분야로서 소재 및 제조 분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춘천캠퍼스 반도체표면처리과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소신 있게 입학한 학생들이 많아 올해 2월 졸업생 취업률은 93.8%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취업유지율은 93.3%에 이른다.

표면처리산업은 도금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의 고도화, 첨단화에 따라 청정에너지 분야와 초정밀 분야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이다. 반도체표면처리과는 이러한 산업동향에 발맞춰 플라즈마(반도체, 디스플레이) 응용 표면처리와 인쇄회로기판, 리드프레임 제조, 전기·전자·통신부품 등 각종 부품 표면처리 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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