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총선
총선
총선

기고

[강원포럼]공감 못받는 지선공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김주원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리더가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현실을 정의하는 일이다. 도의 정치리더들이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지역이 가야 할 방향과 목적을 정하는 일이다. 도는 현재 접경지역, 동해안지역, 폐광지역 등 다양한 문제로 곤경에 처해 있다. 그런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제대로 제시되지 못해 왔다. 특별법까지 만들었지만 아직 해결책은 미약하다. 더 세밀한 현실 진단과 해결책이 필요하다. 곤경에 처한 주민들의 참여와 동조를 끌어낼 세밀한 현장 중심의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가치를 함께 만들어내는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잘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주민과 함께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지역 정치리더들에게 기대할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의 지방자치가 중앙집권 속에 비정상적인 제도 중심이라고 탓만 할 일이 아니다. 현재의 제도 속에서라도 주민들의 동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할 수 있다. 정치 지도자가 아무리 화려한 비전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주민의 신뢰가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정한 리더는 그의 잔이 반이 차 있는 정도가 아니라 항상 넘치는 상태다. 공자는 리더를 희망배달부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 6·13 지방선거의 공약들이 아직 구체화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그런 자신감 넘치는 희망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권위주의 시대의 지방경영방식은 국가가 기획한 정책의 단순한 업무 전달이 중심이었다. 그 과정에서 국민에 대한 통제를 통해 가능했다. 아직도 이러한 경향은 우리 지방행정체제 속에 많이 남아 있다. 동네 현장에서 지방행정의 다양한 서비스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관리가 아직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됐던 도의 각종 사업이 현장에 잘 접목되지 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비전과 전략의 부재보다는 신뢰의 부족 문제였다. 주민의 참여와 동조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을 키우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정치리더도 키워져야 한다. 주민의 역량을 높이는 일도 보다 혁신적으로 일어나게 해야 한다. 현장 중심으로 자발적 학습, 창조적 학습 열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야 한다. 선거의 계절 정치리더들이 거리에서 허리 굽혀 인사한다. 차에게 인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분들의 공약 내용을 보면 차 안에 있는 유권자들이 바라는 꿈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인사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는 차처럼 세상은 가파르게 변해 가는데 함께 동조할 수 없는 공약 남발은 유권자들의 꿈을 산산이 무너트리는 것이다.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 배분 과정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나라다.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민주주의다. 그렇지만 특권적이고 유력한 사람들에게 권력은 집중된다. 애덤 스미스가 인간지배자들이라고 지칭한 이들을 위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들을 위한 가치의 배분에서 벗어나야 현재의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치리더들에게 그것을 기대해 본다. 곤경에 처해 있는 도의 다양한 지역적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비전과 전략을 통해 신뢰가 쌓여 도가 더 잘사는 지역으로 바뀌길 우리 모두 바라고 있다.

외부 기고는 본보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