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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지방선거와 강원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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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한 강원연구원장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승리는 달콤했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짐으로 바뀌고, 패배는 쓰리지만 나름 성찰과 성숙의 시간을 허락한다. 그리고 이 모두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투표를 하는 이유다.

강원도를 보자. 우여곡절로 점철됐던 평창동계올림픽은 동화와 같은 한 편의 드라마로 끝났다. 우리의 성공이 고작 반년도 안 되는 시간에 70년의 아픈 현대사를 고치고 있다. 기적이다. 도의 역사·지리적 위치도 전혀 다르게 해석되고 있다. 비로소 지난 세월 숙명의 덫을 빠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자연, 생태가 새롭게 조망되면서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올림픽으로 늘어난 인프라 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랫동안 개발의 뒷전에 머물러 있던 이곳이 비로소 대접을 받는 것이다. 서울대 송호근 석좌교수는 최근 강원연구원 아침포럼에서 이를 후발주자 이점(Advantage of Backwardness)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서울에 가면 많은 분이 강원도를 부러워한다. 언제 이런 적이 있었던가?

정리하면 이번 선거는 강원도의 패러다임이 극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있었다는 것이다. 평화시대, 북방시대는 분명한 강원도의 미래다. 변방의 질곡을 벗고 세상 밖으로 비상하는 활주로다. 빼어난 생태, 문화역사, 향토자원은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다른 곳과 다름을 뚜렷이 하는 전략자산이다. 여기에도 우리 공동체의 미래가 있다. 당선인 235명의 성취에 갈채를 드린다. 항상 강원도의 시야에서 자기 지역의 문제를 돌아보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새 정치지형이 그려졌다. 경계와 구분은 필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자율은 존중돼야 하나 도 전체로는 '원팀'일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강원도의 반석을 탄탄히 하기 위한 공통 과제들을 정리해본다. 남북평화 시대. 그간의 기여와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강원도의 주도적·전략적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이번 지선에서 교류협력 공약도 전국적으로 쏟아진 상황이다. 지역 소멸은 우리만의 창의적인 해법을 고민할 때다. 재정지원의 가짓수, 규모로만은 그 한계가 자명하다. 꾸준하고 집요하게 올림픽레거시를 내재화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다양한 변화를 주도·수용하되 경관만큼은 결연한 각오로 관리해야 한다. 이것이 무너지면 강원도의 원본도 사라진다.

농업과 산림은 명실상부한 미래산업이 돼야 한다. 필자는 앞으로 농업의 중심이 강원도가 된다고 믿는다. 인프라가 늘었다고는 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교통시설은 물론 지역 내 물 부족 해결 등에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 유연하고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지만 주체적으로 정책을 선별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정책역량의 제고가 매우 긴요하다. 우리 지역 아파트 미분양사태가 이를 실증한다.

이런 크고 작은 숙제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지역의 교육이 성패를 가름한다는 것이다. 강원교육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키우고 있는지? 공동체 일원으로 또 세계시민으로의 소양은? 꿈나무들이 일찍 밖으로 나가지는 않는지? 다른 곳과 비교해 우리 지점은 어딘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 교육을 위한 모든 이의 각별한 관심을 희망하면서 당선자들이 만들어 갈 아름답고 행복한 강원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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