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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서울 가는 가장 빠른 길 `제2경춘국도'

김진태 국회의원

2014년 어느 날이었다. 춘천시 건설국장이 지도 한 장을 들고 의원회관으로 찾아왔다. “의원님 서울~춘천 고속국도를 한번 만들어 보시죠.” 고속도로가 아니고 국도이지만, 자동차전용도로이고 통행료도 없어 오히려 고속도로보다 낫다는 거다. 서울에서 남양주 금남까지 기존에 있던 자동차전용도로에다 춘천까지 새로 만들어 붙이면 공사비도 훨씬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됐다.

이에 앞서 2009년엔 춘천시민의 숙원이던 서울 가는 고속도로가 생겼다. 난 개통 당일 승용차에 부모님을 모시고 시운전을 했다. 그런데 춘천시내에서 남춘천IC까지 가는 데 20분이 더 걸리자 아버지가 짜증을 냈다. “고속도로는 언제 나오냐?” 서울까지 금방 간다고 큰소리친 게 무색해졌다. 알고 보니 서울~양양고속도로였다. 춘천시민만 서울~춘천고속도로로 알았다. 몇 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이 고속도로는 주말이면 주차장으로 변했다. 나도 일요일에 서울 올라갈 때면 ITX청춘열차를 이용한다. 그래 두 번째 고속도로를 만들자. 서울에서 춘천까지 바로 떨어지는 진짜 춘천고속도로를 만드는 거야. 그렇게 다짐했다.

춘천시 건설국장과 함께 2015년 국토부 장관을 찾아갔다. 길은 빨리 만들어야겠는데 국가도로계획에 포함시키고 예비적 타당성조사를 받는 절차를 하나하나 밟으려면 십 년도 더 걸릴 판이었다. 일단 설계비 예산을 받아 시작부터 해놓을 생각이었다. 그 후 두 번이나 기본설계 용역비로 2억~3억원의 정부예산을 받았다. 본격 착수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이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예산 지원을 시작한 것이다. 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예비적 타당성조사였다. 강원도 사업은 늘 여기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행운이 다가왔다.

금년에 정부에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전국 각 시·도에서 한 개씩 SOC사업 예비적 타당성조사를 면제해 준 것이다. 강원도에서 단 한 건이다. 강원도에 이 사업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제2경춘국도에 대해 기재부에선 사업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처음엔 부정적인 분위기였다. 이것을 시·도 관계공무원과 함께 따냈다. 관련기관 간담회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그런데 문제는 아직 잔칫상 차릴 때가 아니라는 거다.

아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바로 노선 문제다. 하필이면 남이섬 선착장과 남이섬 사이 뱃길에 도로가 지나가게 되니 애로사항을 하소연해 왔다. 가평과 남양주 주민도 도심에 근접하게 해달라고 요구사항을 전해 왔다. 춘천의 초입을 어느 곳으로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졌다. 공사비 문제도 중요하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알토란 같은 국민 혈세를 1조원 넘게 써야 한다. 이 사업의 공사비는 1조 845억원으로 상한선이 정해져 있다. 당초 신청할 때는 8,613억이었는데 2,000억원 이상이 늘어났다.

다른 지역의 사업들이 신청액보다 사업비가 줄어드는 데 비해 이례적인 일이다. 바꿔 말하면 여기서 사업비를 더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노선을 이리 바꾸고 저리 옮길수록 공사비는 늘어나게 돼 있다.

이제 제대로 된 길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이기주의, 개인이기주의로 힘겨루기 할 때가 아니다. 잔칫상 차리기도 전에 숟가락부터 들면 안 된다. 제2경춘국도는 춘천에서 서울 가는 가장 빠른 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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