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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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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순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부교수

강원도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도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음압병상 수가 적고 의료취약지와 고령의 인구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기에 지역사회 감염을 막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르스 유행을 거치면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비해 각 권역별 감염전문병원 및 전문인력을 구축하는 등의 미래를 내다보는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 현재 공공의료원 자체도 수익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진단키트가 충분하게 공급되고 검사인력의 충원이 있어야 각 기관에서 검사가 신속히 이뤄져 확진 환자가 선별되고 추가적인 전파를 막을 수 있지만 이러한 부분 역시 미진하다. 또한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및 응급실 등은 우선 폐쇄조치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의료기관은 당분간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업무를 볼 수 없게 되므로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강원도에서 환자가 속출한다면 더욱 큰 혼란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의 협조와 행정 당국, 의료기관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초기에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지 말고 보건소 또는 1339번으로 연락을 해 안내를 받은 뒤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다녀왔거나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경우에는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반드시 설명해야 한다. 증상을 숨기고 무턱대고 병원에 찾아가는 경우 바이러스를 여기저기 퍼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원 업무를 마비시켜 보건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는 점을 유념하자. 당국과 의료기관은 적은 의료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만한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야 할 것이다.

우선, 춘천에서 발생한 신천지 연관 사례를 고려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계층을 선제적으로 당국에서 파악하고 신속히 검사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자가격리자는 지역사회 감염의 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자가 격리 및 증상 발생 시 빠른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의료원급의 기관을 활용해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의료원급에서 전담하고 중증 환자들은 대학병원급 병원에서 전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원도의 경우 비상사태 발생 시 강릉의료원과 영월의료원 등을 비워 환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속히 해당 의료원을 비워 환자가 속출할 경우에 대비하고 더 나아가 공공 시설들을 확보해 자가 격리가 어려운 접촉자의 수용시설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지역이 감염병 대응에 어떠한 자세로 대응해 왔는지는 지금과 같은 감염병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극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강원도는 코로나19 이전 여러 보건위기 상황을 겪으면서도 그에 걸맞게 의료 역량을 확충하지 못한 상황이다. 감염 관련 전문인력과 역학조사전문가, 전문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네트워크나 감염병관리지원단도 없다. 코로나19를 극복한 뒤에는 반드시 이번 사태를 되돌아보고 감염전문가 유치와 육성, 감염전문병원 구축, 도내 감염병 네트워크 구축 등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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