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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창의통일과 평화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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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 평화한국 대표 숭실대 겸임교수

대한민국은 정글 속에 있다. 하늘에 독수리, 땅에는 사자와 곰, 강에 악어, 옆에서는 늑대가 으르렁댄다. '유일초대국' 미국, '인구대국' 중국, '영토대국' 러시아, '경제대국' 일본, 자칭 '강성대국' 북한이 그들이다. 그러면 통일대한민국은 어떤 대국이 돼야 할까? 맹수들의 전쟁터 같은 동아시아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평화대국이 돼야 하겠다.

물론 역대 제국들은 다 평화대국을 표방했다. 로마제국(Pax Romania, BC 27~AD 476)부터 사라센제국(Pax Sarasen, AD. 7~13세기), 스페인제국(Pax Espania, 16세기), 네덜란드제국(Pax Netherlandica, 17세기), 대영제국(Pax Britanica, 18~19세기), 유일초대국 미국시대(Pax Americana, 20세기) 등을 지나 21세기 중국의 화평굴기시대까지 모두 평화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들의 평화는 팍스, 바로 무력에 의한 평화다.

그러나 우리의 평화는 달라야 한다. 이웃을 아프게 하는 정복적 평화 팍스(Pax)가 아니다. 창의적 평화인 새로운 평화가 돼야 한다. '평화대국'이 되려면 적어도 다음 세 가지를 이뤄야 하겠다.

첫째, '모범한국(Model Korea)'이다. 놀랍게도 이미 시작됐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모범국가가 되고 있다. '검사·확진(Test)→역학·추적(Trace)→격리·치료(Treatment)'로 이어지는 'K방역 모델'이 떨고 있는 세계에 희망을 주는 모범이 되고 있다. 일제 식민통치 수탈과 6·25전쟁으로 인한 폐허를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신생국가 대한민국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국가 위상을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둘째, 평화한국(Peace Korea)이다. 통일대한민국은 지정학·지경학·지문화학적으로 21세기 태평양시대의 중심에 위치하게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2009년 골드만삭스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2050년 통일대한민국은 일본과 독일을 추월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미래학의 대부(代父)' 짐 데이토(Jim Dator) 교수는 꿈과 감성을 파는 '꿈의 사회'(Dream Society)가 해일처럼 밀려온다고 예측하고, 한국이 그 중심에 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통일대한민국은 전통적인 안보를 넘어 경제 상생과 문화 융합을 통해 주변 4개국과 평화의 길을 지키고(Peace Keeper), 선·후진국 간의 갈등을 평화적으로 중재하며,(Peace Maker), 공존과 화해, 관용의 자세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Peace Builder) 나라가 돼야 한다.

셋째, 봉사한국(Service Korea)이다. 지난 세월 강대국의 침략 앞에 식민지와 폐허 속에 각종 설움과 박대를 받았던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70년 사이에 놀라운 발전이 이뤄졌음도 감사해야 한다. 750만 디아스포라 한민족과 중동의 전쟁 현장, 동남아시아의 해일 현장, 파키스탄의 지진 현장, 아프리카 난민 현장, 중남미 부패 현장 등에서 의료·식량·주거 환경 개선 등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우리 교민들의 활약상은 통일한국을 봉사한국으로 앞당기고 있는 일례다.

'오월의 꽃단장한 신부'가 돼 모든 국가들에게 희망을 주고, 새 문화로 섬기라는 역사의 뜻이 우리에게 있음을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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