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일반

15년 넘게 연락 두절된 가족 찾아준 새내기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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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경찰서 김세련 순경 60대 생명 구해 훈훈

경력 한 달의 막내 순경이 가족이 보고싶다며 자살을 시도한 60대 남성을 구하고 직접 가족까지 찾아줬다.

20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속초경찰서 청초지구대 소속 김세련(여·26·사진) 순경은 지난달 추석연휴 근무 중 자살의심신고를 받았다. 당시 112에 전화한 60대 남성은 “자살하고 싶은데 어느 장소가 좋을까요?”라고 말한 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소재지를 파악해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 같은 순찰조원인 박명호 경위는 신고자와 통화하며 설득을 시도했고 배치받은 지 갓 한 달 된 김 순경은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자 신고자는 이미 흉기로 손목 등을 자해해 많은 피를 흘리는 등 위험한 상황이었다. 거실에는 유서도 놓여 있었다. 박 경위와 김 순경은 신고자 30분이 넘도록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했다.

조금씩 심경의 변화가 생기며 입을 연 신고자의 첫마디는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요, 찾아주세요”였다. 가슴 속의 말을 꺼내놓은 남성은 울면서 이혼한 뒤 15년 넘도록 연락이 두절된 자녀들의 이야기를 했다. 명절을 혼자 보내며 사무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신고자의 속마음을 들은 김 순경은 복귀하자마자 가족을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일본에 살고 있는 아들과 딸을 찾은 김 순경은 아버지를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극단적인 결심까지 했었던 남성은 이후 김 순경에게 수차례 감사의 전화를 걸기도 했다.

김 순경은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경찰의 역할과 노력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됐다”며 “경찰의 날을 맞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경찰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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