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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청각장애 가족의 편견을 깬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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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주문진 출신 김진유 감독(사진 왼쪽)이 첫 장편영화 '나는 보리'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 오른쪽은 '보리' 역을 맡은 김아송양.

강릉 출신 김진유 감독 '나는 보리'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자전적 이야기… 부모님 더 닮고 싶어 소리 잃고 싶었었죠”

“사회적 편견을 하나씩 바꿔 가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요.” 강릉 주문진 출신의 김진유(30) 감독이 첫 장편영화 '나는 보리'로 다음 달 개막하는 2018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받아 화제다. 김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들 속에서 나 홀로 들을 수 있는 11세 소녀가 조금은 고통스럽지만 남들과는 다른 종류의 행복을 느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모님이 모두 청각장애인인 그는 경험담을 바탕으로 2015~2016년에 시나리오를 직접 썼고, 강원영상위원회의 제작 지원으로 올 5~6월 2개월간 촬영을 마쳤다. 그는 “9살 무렵 엄마 아빠와 조금 더 닮고 싶은 마음에 소리를 잃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자유롭고 평범하게 친구들에게 부모님을 소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지만 부모님이 비장애인과 다르다기보다는 조금 불편할 뿐인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사람들 편견이 담긴 시선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앞서 2013년에 제작한 첫 단편영화 '높이뛰기'도 어릴 때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김 감독 자신이 청각장애인으로 오해를 받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충남인권영화제에서 평등상을 수상하고,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와 제16회 정동진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고교 2학년 때부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워 온 김 감독은 “강릉시와 강원영상위원회, 강릉단오제위원회,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 등 많은 기관·단체의 도움으로 영화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보이지 않는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을 없애 나갈 영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강릉을 배경으로 촬영한 순도 100%의 강원도 영화인 '나는 보리'는 다음 달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총 5회 상영되며, 2차례는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공개된다.

이하늘기자 2sk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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