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한민족 가치 전승, `아리랑학과' 개설 나설 일

아리랑 연구 기반 구축이 절실하다.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 전국 곳곳에서 아리랑을 테마로 한 사업과 행사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역 간의 주도권 잡기 양상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정선아리랑이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일 뿐이다.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게다가 세계화라는 화두에 입각해 보면 적당히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3일 정선 강원랜드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아리랑 학자대회'에서 강조된 의미와 과제를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다.

지난 2일 막을 올린 정선아리랑제는 예년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더구나 '2013 대한민국 아리랑 대축제'를 표방했다. 그러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위상에 비춰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한민족의 DNA(유전인자)이다시피 한 아리랑의 본향이 정선지역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강원도와 정선군이 주최하고 강원일보, 한국민요학회,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이 함께 한 학자대회에서 거론된 중요성을 거듭 되새겨야 한다.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역사, 문화, 언어, 사회적 현상 등을 집약하고 있는 것이 아리랑이다. 세상사의 이치가 그렇듯 본질을 정확히 알고 활용해야 제구실을 하게 된다. 아리랑도 마찬가지다. 우리 민족에게는 국내외 어디에서나 보편화되어 있는 곡조이고 창조적으로 개사해 부르는 노래다. 하지만 그 본래의 가치와 역할이 무엇이고 삶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해서는 막연하기만 한 게 사실이다. 여건이 어떻든 관계 기관과 전문가들조차 간과해 온 탓이다.

두말할 여지 없이 아리랑은 한민족 정서의 상징이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삶의 소리'다. 그 원형이 정선아리랑임을 확실히 해야 한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 지구촌 곳곳에서 모인 참가자들에게 들려줘야 할 민요다. 한류의 토대를 공고히 하는 차원에서도 아리랑 연구와 전문가 양성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도내 대학에 국악학과 하나 없는 것은 몰염치다. 보다 시선을 확장해 '아리랑학과' 개설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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