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美 대사 피습, `한미동맹' 균열 생겨서는 안 돼

한미동맹이 테러를 당했다. 5일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한 초유의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다. 돌발적인 사건에 대해 국제사회가 사건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당혹스러워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도 충격에 휩싸였다.

정월대보름이었던 이날 아침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생한 사건은 안전을 간과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피습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또한 수술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게 집도한 의료진의 발표다. 문제는 우리 사회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누누이 강조된 사안이 '안전'이다. 게다가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의 극악무도한 테러가 잇따라 국제사회가 경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주한 대사가 몰지각한 범행에 의해 끔찍한 사상을 입었다. 당국의 경호 관례·절차 여부는 차치하고 사회 안전망이 허술하다는 방증이다.

리퍼트 대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청행사 참석 중 무방비 상태에서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 더구나 범국민협의체인 민화협은 정부가 공인한 민간단체다. 자국을 대표하는 대사가 강연하는 행사장 참석자의 신분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더구나 범인은 예전 주일대사에게 돌발적인 피습을 감행했었고, 주한 미국대사관의 담을 넘어 들어가 성조기를 찢은 전과가 있다. 이런 자가 주한 미국대사가 강연하는 행사장에 흉기를 소지하고 입장했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철저한 진상조사와 주한 외교사절에 대한 신변안전 대책을 전면 재수술해야 마땅하다.

사건 현장에서 연행되며 범인이 지껄인 말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그릇된 가치관, 망상에 의한 궤변이자 난동이다. 이런 망동이 국가안보와 올바른 사회 발전을 해친 경우를 한두 번 경험한 게 아니다. 분단국가의 입장에서 한미 관계는 절대적이다. 이번 사건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손상된 것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불안한 나라'라는 인식이 각인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또한 우려되는 점은 우리 사회의 보수·진보 단체들의 신중치 못한 행동이다. 각자의 입장에 함몰돼 이번 사건을 해석하는 것은 정부를 더 곤혹스럽게 할 뿐이다. 정부가 이번 사건과 같은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미국 국민에게도 위로를 전해야 도리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알려진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거듭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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