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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태백산

“멀고 아득한 태백산 서쪽을 바라보니 기암괴석이 구름 사이에 솟아 있네. 사람들은 산마루 신령님의 영험이라 말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천지의 조화로세.” 조선 시대 매월당 김시습은 태백산(太白山)을 천지조화로 만들어진 명산이라고 칭송했다. 고려 시대 최선은 “천하의 명산은 삼한(三韓)에 많고, 삼한의 명승은 동남쪽이 가장 뛰어나며, 동남쪽의 거산(巨山)으로는 태백을 으뜸으로 일컫는다”고 평했다. ▼태백산이 얼마나 큰 산세를 이루고 있는지는 정선 정암사와 봉화 각화사, 영주 부석사 등 신라 명찰들의 일주문 현판에 그 주산을 '太白山'으로 표기하고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삼국사기에는 신라왕이 친히 이곳에서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시대에는 전쟁이 나도 병화를 입지 않는다는 신령지(神靈地)의 개념으로 사고(史庫)를 설치하고, 왕조실록을 보관하기도 했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산 정상 천제단에서는 봄가을로 제향을 올리고 있다. 신령스러운 기를 받으려는 인파의 발길도 연중 끊이지 않는다. 1989년에 도립공원으로, 1991년에 문화재(중요민속자료 제228호)로 각각 지정됐다. 한 민간전문업체에 따르면 태백산도립공원이 가진 연간 환경자산 가치는 256억 원대에 달한다. 방문객은 연평균 58만명 선이다.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가 풍부하고,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보전가치가 매우 우수해 국립공원의 몫을 하고도 남음이 있다. ▼도가 최근 태백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다시 추진하고 나섰다. 규모는 태백시와 정선군에 걸친 99.7㎢다. 태백산뿐 아니라 인근 함백산과 대덕산·금대봉까지 대거 포함됐다.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상징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추진 이유다. 관건은 규제를 우려하는 지역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합의점이 도출돼 '나라의 큰 명산'이자 영산(靈山)인 태백산이 대대손손 잘 보전되기를 기대한다.

김석만논설위원·smkim@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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