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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행복지수-한국 47위

미국 일리노이대 에드 디너 교수가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400명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7점 만점에 5.8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극 인근에 사는 이누이트 족이나 케냐의 사막 유목민족인 마사이 족과 비슷한 수치다. 갑부나 극한 상황에서 삶을 영위하는 부족이나 행복의 만족도는 큰 차이가 없다. 돈과 편리함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고도성장으로 도시화 현대화를 겪은 우리나라는 행복과 돈의 관계가 깊다. 연세대 염우식 교수가 2010년에 실시한 '행복도 조사'를 보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돈, 화목한 가정, 건강, 배우자나 이성친구, 친구 순으로 꼽았다. 그러나 소득이 증가할수록 행복도가 높아지지만 400만 원이 넘어가면서부터는 소득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행복도는 오히려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 증가를 위해 삶의 질을 높이는 환경을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엔이 발표한 '2015 세계 행복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전 세계 158개 국가 가운데 47위를 기록했다. 2013년의 41위보다 6위 하락했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일본(46위) 대만(38위)보다도 뒤처졌으나 중국(84위)보다는 훨씬 높게 기록됐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스위스, 아이슬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캐나다 순이고 가장 불행한 나라는 토고, 부룬디 등으로 주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최근 들어 고도성장을 이룬 국가의 국민은 행복감보다는 불신과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 오히려 행복감이 감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람은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링컨 대통령의 말이다. 하지만 고도성장의 그늘 속에선 '가진 만큼 행복하다'는 그릇된 생각이 팽배하다. 그러다 보니 태어나면서부터 치열한 경쟁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물질만능이라는 잘못된 가치관 탓이다.

최병수논설주간·cbsdmz@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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