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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권력과 저항, 그리고 희망

난잡한 시국이어서 '권력과 저항'이라는 화두를 들게 된다. 하여 떠올리게 되는 인물이 있으니 '권력 이론' 철학자 미셀 푸코(M. Foucault)다. 그가 펴낸 '말과 사물' '광기의 역사' '감시와 처벌'이라는 저서의 표제만으로도 오늘의 우리 사회를 반추하기에 충분하다. ▼푸코에 따르면 '권력이란 분명한 실체가 있기보다는 느껴지는 것'이다. 그 힘의 실체 또한 분명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푸코가 생의 말년에 치열하게 몰두한 작업은 '삶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꾸며나갈 것인가'이다. '실존 미학'을 정립해 나가는 일이었다. 당시의 푸코를 주목하게 하는 주장은 각각의 시대를 지배하는 인식의 틀은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의 관점으로 오늘을 규정하거나 재단하면 오류를 범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저항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신자유주의는 물론이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본 정부의 정책을 혹독하게 비판해 주목받은 지식인이 사토 요시유키다. 그는 '권력과 저항(국역:난장 간)'에서 희망이 있다고 역설했다. 기존의 질서구조와 주체 형태가 '운명'처럼 짓누를지라도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엄해야 할 대한민국 대통령이 궁지로 내몰렸다. 지지율 5%, 권위·권력을 지킬 힘마저 상실했다. '선비의 표상'으로 떠받들게 되는 남명(南冥) 조식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선비의 절개는 출처(出處·들어가고 나가는 일)에 달렸다.” 조선 '명종실록' 재위 10년 11월19일 자에 남명의 상소문이 적혀 있다. “(…) 전하의 국사(國事)가 이미 잘못되고 나라의 근본이 이미 망하여 천의(天意)가 이미 떠났습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일백년 된 큰 나무에 벌레가 속을 갉아먹어 진액이 다 말랐는데 회오리바람과 사나운 비가 언제 닥쳐올지(…).”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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